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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에만 혈안"…부영 무주리조트 '서비스 엉망'

송고 2016년01월18일 11시47분

리조트 입구에 입장객 안내 푯말 없어…곤돌라 손님 1천여명 되돌아가

무주리조트 곤돌라 탑승 기다리는 관광객
무주리조트 곤돌라 탑승 기다리는 관광객

(무주=연합뉴스) 임청 기자 = 지난 17일(일) 설천봉 정상에 오르기 위해 무주리조트 곤돌라 탑승구 앞에서 기다리는 등산객들. lc21@yna.co.kr

(무주=연합뉴스) 임청 기자 = 지난주 말(17일) 전주에 사는 김모(51·회사원·전주시 삼천동)씨 일행은 부영그룹이 운영하는 무주리조트를 찾았다가 큰 낭패를 봤다.

김씨는 하루가 지났지만 "다시는 무주리조트를 찾지 않겠다"며 고개를 절로 흔든다.

여전히 화를 삭이지 못한 김씨와 일행들, 도대체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한 달 전부터 덕유산 산행을 계획한 김씨가 일행 3명과 함께 무주리조트에 도착한 것은 아침 8시20분께였다.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계획한 산행 일정으로 일행은 기분이 들떠 새벽잠도 설치고 아침밥도 먹지 못한 상태에서였다.

곤돌라를 타기 위해 곧장 '설천하우스'로 내달린 일행은 탑승권 매표소 앞에서부터 200m가량 길게 늘어선 맨 뒷줄에 설 수밖에 없었다.

1시간 20여 분을 기다린 끝에 어렵게 탑승권을 구한 일행. 곧장 탑승장으로 이동했지만 기쁨도 잠시, 현장 앞에 친 장사진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대에 8명씩 탑승하는 곤돌라 탑승구 앞에 대기하던 인파가 무려 3천여 명을 넘었기 때문이다.

당일 탑승장 인근은 스키나 보드를 타러 온 젊은이들과 산행을 계획한 산악단체 회원들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들까지 겹쳐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그래도 힘들게 왔는데 기다려 보자"는 심산으로 설천하우스 내부로 들어간 일행은 빈자리 하나 없이 빼곡히 들어찬 인파를 보고 역시 입을 한동안 다물지 못했다.

무주리조트... '피곤한 관광객들'
무주리조트... '피곤한 관광객들'

(전주=연합뉴스) 임청 기자 = 17일 무주리조트를 찾은 관광객들이 설천하우스안에서 곤돌라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2016. 1. 18
lc21@yna.co.kr

인파가 몰리다 보니 화장실이나 편의점, 일부 스낵바의 질 높은 서비스는 기대도 할 수 없었다.

5평 안팎의 편의점은 음식물을 사려는 입장객들이 한꺼번에 몰린 탓에 무척 혼잡했고, 건물 안과 바깥쪽에 설치된 여성 화장실에서는 10∼20명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편의점과 스낵바 앞 간이 탁자 등에는 앞선 사람들이 먹다 놓고 간 음식물과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많은 인파에 비해 경비 인력과 청소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2시간여를 기다리다 못한 일행은 결국 산행을 포기하고 탑승권 반납을 위해 매표소를 다시 찾았다.

마침 이미 같은 이유로 와 있던 산악단체 회원 수십 여명이 리조트 관계자들에게 거칠게 항의하던 중이었다. 관계자들은 여기저기서 항의를 받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산악단체 회원들은 "7시에 도착해 가장 먼저 탑승권을 끊었는데 막상 곤돌라 탑승장으로 가보니 이미 1천5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면서 영문을 따졌다.

일부 등산객은 "입장객이 수용능력을 넘어섰으면 리조트 입구에서부터 되돌려 보냈어야 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고, 또 다른 입장객은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탑승권을 남발해놓고 '나중에 못 타면 환급해준다'는 식으로 말만 하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매표소 앞에 있던 리조트관계자는 "회원과 단체 관광객들이 미리 예매했기 때문이고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려서 그렇다"며 해명하다 험악한 분위기가 감지되자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날 결국 곤돌라 탑승을 포기하고 되돌아간 입장객이 1천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4시간여를 기다리다 산행 일정을 포기한 김씨 일행도 돌아오는 차 안에서 언짢은 기분을 쉽게 달랠 수 없었다.

lc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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