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정의의 출발..청년들이여, 이젠 행동할 때"

이명희 기자 2016. 1. 1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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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왜 분노해야 하는가’ 펴낸 장하성 교수, 청년세대 역할 제시
ㆍ“미래를 바꾸려면 정치 참여가 필수적…불평등 바로잡아야”

“청년들이여, 제발 아프지만 말고 분노하라.”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63·사진)가 청년세대에게 불평등한 현실에 분노하고 세상을 바꾸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금수저를 물지 않으면 헬조선에 살아야 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절망과 좌절이 만연한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청년들이 나서달라는 것이다.

“분노라고 하는 것은 정의의 출발 아닙니까? 옳지 않은 것에 대해 왜 분노하지 않나요. 젊은 세대가 불평등한 구조를 내 탓으로 돌리면 아무것도 되는 게 없어요. 사회구조에서 부조리함을 찾아 고쳐 나가야 합니다.”

헤이북스 제공

최근 한국사회의 불평등을 진단한 <왜 분노해야 하는가>(헤이북스)를 펴낸 장 교수는 지난 14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불평등한 사회에서 침묵하는 냉소주의가 청년들에게 무엇을 가져다줬냐”면서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청년세대가 인식해야 한다. 이를 선동으로 봐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불평등한 구조를 낳은 책임은 기성세대에게 있지만 이를 바로잡는 역할은 청년세대가 할 수밖에 없다”며 “정의롭지 못한 한국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불평등한 사회를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도 제시했다.

“비정규직 문제,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한 보육문제 등 각자 삶의 문제를 사회 이슈로 만들고, 시민단체 등과 공동연대해 불평등이 개선되도록 싸워야 합니다. 과거 산업화와 민주화에 갇혀 있는 기성세대에게는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미안하지만 청년들이 직접 나서 해법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장 교수는 “노력해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청년세대의 절망은 사회 전체의 아픔”이라며 “청년들이 고개 숙일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청년들이 알바생의 권리를 찾기 위해 조직한 알바노조, 최근 ‘어버이연합’에 대항해 소녀상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효녀연합’ 등에서 청년세대의 희망을 보았다고 했다.

“1987년 이후 노동운동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최근 등장한 알바노조가 매우 기특한 점은 거의 30년 만에 젊은 세대의 문제를 스스로 찾아 나섰다는 것이지요. 효녀연합의 등장도 기성세대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청년들이 불평등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기성세대는 응원할 것입니다.”

장 교수는 오는 4월 총선에서 청년세대의 정치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청년들이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는 정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교보타워에서 ‘왜 분노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공개강연에서도 불평등의 원인을 지적하고 청년세대가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강연에서 “불평등의 원인이 재산의 격차가 아니라 소득의 격차이므로 당연히 그 해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경제성장의 성과만큼이라도 임금으로 보상받기 위해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기업과 하청기업 간의 임금격차를 줄이고 고용차별을 타파하며 불공정거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정희 정부가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하지만 한국처럼 급성장한 나라에서 과거의 경제를 끌어다가 지금의 경제를 이야기하는 건 유효하지 않다”면서 “현재의 경제 구조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희 기자 mins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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