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토리] '마흔부터 스무살까지 훈련 삼매경' 삼성의 첫 야간 특타 풍경

2016. 1. 1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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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괌, 손찬익 기자] 삼성의 1차 캠프가 차려진 17일 저녁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야구장. 첫 야간 특타 훈련이 열린 이날 '맏형' 이승엽부터 고졸 신인 황선도까지 방망이를 들고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타도 젊은 피도 구별이 없었다. 방망이가 공을 때리는 소리가 운동장에 울려 퍼졌다. 1980년대 삼성 마운드를 이끌었던 성준 BB아크 지도 위원과 양일환 퓨처스 투수 코치도 배팅볼 투수를 자처하며 훈련 분위기를 띄웠다.

배팅 케이지에 들어선 이승엽이 좌중간 방향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자 양일환 코치가 농담섞인 한 마디 던졌다. "오~ 36번 선수, 방망이 잘 치는데. 직장인 리그에 가도 충분히 통하겠어". 1993년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우수 투수상을 품에 안았던 이승엽은 "코치님, 투수도 가능합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야마이코 나바로가 떠난 2루를 차지하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는 조동찬과 백상원. 특타 훈련에서도 이들의 숨막히는 경쟁은 계속 됐다. 지난달 괌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했던 조동찬은 손바닥에 물집이 다 잡힐 만큼 쉴새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에 김한수 타격 코치가 "절대 무리하면 안된다"고 만류하기도. 백상원도 방망이를 날카롭게 휘두르며 주전 입성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무릎 통증으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채태인. 훈련 내내 말없이 방망이만 휘둘렀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떨쳐내겠다는 독기가 가득해보였다. 절치부심의 각오로 배팅 케이지에 들어선 이정식이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이자 코치들은 "오! 낙지(이정식의 별명) 방망이 잘 돌아가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신인왕을 품에 안았던 구자욱은 자신감이 더욱 더 커진 모습이었다.

이승엽, 이정식, 채태인, 조동찬, 백상원, 구자욱 등 A조 선수들이 훈련을 끝내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자 박한이, 최형우, 배영섭, 나성용, 박해민, 김상수, 최재원, 황선도 등 B조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에 세 번째 둥지를 마련한 나성용과 박석민의 FA 보상 선수로 사자 군단에 입성한 최재원은 코치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고교 무대 최고의 거포로 군림했던 황선도는 최형우, 박한이 등 간판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2시간 남짓 땀을 쏟아냈던 선수들은 저마다 "힘들다"면서도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향하는 발걸음도 더욱 가벼워 보였다. /what@osen.co.kr

[사진] 괌=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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