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연극인 박웅 "헬조선에서 냉소주의는 대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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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에게 '무협'이라는 특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등장인물을 너무 많이 나열하는 등 연출적으로 순진했습니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겠습니다."
젊은 연극인 박웅(37)은 '생(生)이 사(死)를 지배할 때'의 첫공연을 마친 소감을 묻자 서툴렀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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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관객에게 '무협'이라는 특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등장인물을 너무 많이 나열하는 등 연출적으로 순진했습니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겠습니다."
젊은 연극인 박웅(37)은 '생(生)이 사(死)를 지배할 때'의 첫공연을 마친 소감을 묻자 서툴렀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연극 '生이 死를 지배할 때'를 쓰고 연출한 그를 지난 14일 첫 공연을 마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났다. 이 작품은 '2015 뉴스테이지'(NEWStage)에 선정된 세 작품 중에 하나다.
'뉴스테이지'는 젊은 연출가를 발굴하고 육성하고자 서울문화재단이 만든 프로그램이다. 매년 3월 공모를 통해 데뷔 10년 이내의 신진 연출가 3명의 작품을 선정한다. 선정작 3편은 워크숍과 낭독회 등을 거치면서 수정 보완돼 이듬해 1월 공연된다.
본격 무협연극을 지향하는 '生이 死를 지배할 때'는 절대권력의 상징인 '혈루풍십자'를 손에 쥐려는 정파와 사파의 치열한 다툼을 그린다. 박웅은 이 작품을 2004년에 처음 써서 자신의 모교인 연세대의 '사회과학대학 극회' 정기공연으로 올린 바 있다.
위진악이 무림을 피로 물들인 1차 정사대전을 종식시키고 정파와 사파를 하나로 묶어 '무림맹'을 세운다. 그러나, 위진악이 의문의 죽임을 당하고 절대권력의 상징인 '혈루풍십자'가 사라지면서 2차 정사대전이 17년간 벌어진다. 화산과 무당, 소림 등 정파들은 무림맹 재건과 정파 중심의 무림 통일을 도모하는데 보타산 중턱에 '천교'라는 정체불명의 종교집단이 생겨난다.
박웅은 "예전 중동지역에서 김선일 씨가 피살됐을 때 쓴 희곡에서 이야기 전개나 등장인물을 그대로 두고 대사만 30% 정도 다듬었다"며 "시대상황이 바뀌지 않아서 10여 년 전에 쓴 희곡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 자체가 역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삶과 죽음이 비장하게 그려지는 무협물은 흔히 허황된 판타지로 인식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도 비정한 무림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1996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박웅은 젊었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대학 시절 '연세대 사회과학대학 극회'에서 활동하면서 연극에 빠져들었다. 또한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2006년도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한 적도 있다. 그때 만든 노래는 연극 '生이 死를 지배할 때'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이기도 했다.
박웅은 2007년 학교에서 제적당한 뒤 본격적으로 연극을 만들기 시작했다. 주로 배우와 작가로 활동해온 그는 '치킨게임'으로 연출가로 데뷔했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다룬 연극 '치킨게임'은 국가정보원장과 야당 국회의원이 등장해 설전을 벌이며 극중 문자 투표로 승자를 가리는 인터랙티브 토론쇼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는 "연극에서 사회문제를 다룰 때 객관적 정보를 나열하면서 주장해봐야 관객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서 무의미하다"며 "정치적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객관적 정보를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상황을 무대에서 드러내야 했다"고 말했다.
젊은 연극인 박웅은 '연극을 통한 사회참여와 개선'이란 목표의식이 뚜렷했다. 그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도록 연극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다원주의적 가치관을 존중하면서 옳고 그름의 가치마저 흔들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며 "'헬조선'이라 부르며 냉소주의에 머물러봐야 바뀌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5 뉴스테이지'에는 박웅 외에도 정주영의 '#검색하지마'가 오는 21~24일에 박정규의 '안녕, 파이어맨-강기춘은 누구인가'가 28~31일에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가격 3만원. 문의 (02)743-9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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