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애먼 사람만 당한 '제2 농약 음료수'

2016. 1. 16. 20:23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북 상주에서 일어났던
'농약 사이다 사건'과 비슷한 일이
충남 부여에서 일어났습니다.

평소 이웃들과 갈등을 빚던
70대 노인이 음료수에 농약을 탔는데
비록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주민 3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음료수가 돌고 돌아서
당초 앙심을 품은 상대가 아닌
엉뚱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김태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조용한 시골마을이
발칵 뒤집힌 건 지난 12일 입니다.

밭에서 일을 마친
54살 남성과 48살 여성 등 주민 2명이
팩으로 된 음료수를 마신 뒤
갑자기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목격자]
베지밀 먹고나서 어지러운 것 같아 어지럽대.
얼굴이 하얗고 땀이 이미 나있더라고요.

이들이 마신 음료수에선
색깔과 냄새는 없지만 독성이 강한
농약 메소밀이 검출됐습니다.

경북 상주의 '농약사이다' 사건에 사용된
바로 그 성분입니다.

[이모씨/피해자]
전화기도 있었는데 손이 마비가 돼서 눈도 안 떠지고
말도 안 나오고 그냥 신음소리만 나오더라고요.

농약은 바로 옆 마을에 사는
75살 김모 씨가 넣은 것으로 드러났습다.

평소 김씨는 농기구 절도와 같은
크고 작은 일로 마을 주민
51살 최모씨 등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러졌습니다.

이 때문에 앙심을 품고 농약을 탄 음료수를
상자째로 최씨 집 마당에 몰래 갖다놨습니다.

김씨는 잘 보이지 않는
음료수 팩 윗부분에 주사 바늘로
농약을 넣었습니다.

음료수 상자를 다른
마을주민이 선물한 줄 알고
보관고 있던 최씨는,
이 가운데 3개를 꺼내
동네에 일하러 온 굴착기 기사에게 건넸니다.

그런데 며칠 뒤
근처 다른 마을에 일하러 간 굴착기 기사가
이 마을 주민 2명에게 음료수를
다시 건낸 겁니다.

처음 음료수를 받은 최씨의
7살 아들도 음료수를 마신 뒤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최모 씨]
눈물이나 애는 비틀어지지.
아이고 그때 생각하면요 내가 생전 잊어버리지도 못해

다행히 숨진 사람은 없지만
옆마을 주민 두 명은 아직도
입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김씨는
자신이 메소밀을 넣었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채널A뉴스 김태영입니다.

CHANNEL A(www.ichannela.com)

Copyright © 채널A.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