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인터뷰] 에브리싱글데이, "팀 이름 기억되는 한 해 됐으면"

2016. 1. 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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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유진 기자] 얼마 전 정규 앨범을 발표한 밴드 에브리싱글데이의 신년 소망은 참 간단했다. 지금처럼 함께 음악을 하는 것과 팀 이름이 대중에게 기억되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것.

에브리싱글데이는 숨은 고수다. 꾸준히 드라마 O.S.T 작업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드라마 '파스타' O.S.T를 히트시키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드라마가 끝나면서 노래도 함께 잊혀졌고 공허함이 찾아왔다. 이에 멤버들은 밴드로 대중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팀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에브리싱글데이. 사진제공=미니커뮤니케이션]

계속된 드라마 O.S.T 작업으로 미뤄졌던 6집 앨범 '아무렇지 않은 듯'은 그렇게 4년 만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이번 앨범은 18년간 동고동락했던 멤버들의 음악적 감성은 물론 분위기까지 고스란히 녹아들어있다.

Q. 6집 앨범은 어떤 의미인가?

재우 "그런 느낌이다. 방 청소를 안 해서 지저분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한 쪽에 짐이 쌓여있는 상황. 그게 드디어 정리된 듯한 느낌이랄까. 홀가분하면서도 뿌듯한 느낌이 드는?"

효영 "어느 순간부터 앨범 내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누군가한테 발표를 하고 그런 행위 자체가 사실 크게 와 닿지는 않더라. 그동안의 저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 의미있는 게 이 앨범을 녹음하는 중에 첫째가 태어났다. 그 생각이 들었다. '내 아이가 훗날 내 노래를 듣겠구나'. 여러 가지로 제 자신이 리프레시 되는 계기가 됐다."

성남 "예전에는 밴드로만 앨범을 냈다. 그 음원들이 소중해서 빨리 다른 사람한테 들려주고 싶고 그랬었다. 드라마 OST 작업이 뿌듯한 게 많더라. 그런데 드라마가 잠깐 인기를 끌고 잊혀지는 것처럼 저희 노래도 그렇게 되는 느낌이 들었다. 또 효영이 말처럼 음원을 내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까 감흥이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들던 중에 저희 밴드 타이틀을 걸고 음반을 내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새로웠다."

효영 "그동안 에브리싱글데이 활동을 하면서, 또 다른 드라마 연주들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사운드와 실질적으로 들려야 되는 사운드와의 갭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내 마음엔 들어도 결과적으로는 곡의 완성도도 떨어지고 내 마음에만 드는 곡으로 완성되더라. 여태까지 제가 했던 것들 중 가장 잘 정돈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

Q. 곡 작업은 어떻게 하는지?

재우 "멜로디는 보통 성남이가 담당한다. 작사는 같이 하는 편이다. 저는 검수를 담당하고 있다(웃음). 이전까지는 따로 쓰고 같이 합쳐보고 그랬는데 최근에는 같이 하게 됐다. 성남이가 아무래도 보컬이니까 노래를 직접 쓰는 게 맞긴 하다."

성남 "보통 제가 하긴 하는데 제가 작업물을 가져오면 멤버들이 앞으로 계속 그 곡으로 공연도 하고 합주도 해야 하지 않냐. 그래서 '이 부분은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바꿔보자는 의견을 제시해준다."

효영 "저는 편곡 작업을 같이 하고 있다. 5집까지는 같이 작곡에도 참여하고 했다."

Q. 음악적 취향이 오랫동안 인정받을 수 있었던 계기는?

성남 "저희 밴드는 모던 록을 지향하고 있는데 한 장르를 규정하지 않고 이것저것 했다. 그렇게 하니까 처음 밴드할 때는 정체성이나 음악적 색깔이 뚜렷하지 않아 힘들었는데 드라마 작업을 하면서 오히려 장점이 됐다. 다른 장르여도 저희의 그 유연함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까 확실히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Q. 앨범 타이틀과 커버가 독특하다

성남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 현실에 마냥 멋있고 있어 보이는 앨범을 내기가 조금 그렇더라. 다들 행복하다기보다는 아픔을 안고 있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살고 있는 것 같더라. 그래서 타이틀을 '아무렇지 않은 듯'으로 정했다. 그런데 그 타이틀을 시각화하기가 참 어렵더라. '때리박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래서 재우가 서 있는 사진을 거꾸로 돌려서 합성했다."

재우 "저도 처음에 보고 저인 줄 몰랐다. 나름 디테일하다고 느낀 게 자세히 보니까 점퍼 시보리가 제가 평소에 입는 디자인이 맞더라. 그대로 살렸다."

성남 "얼마 전에 이 재킷 디자인 때문에 그래픽 팀이랑 다투기도 했다. 다 만족한다면서 이번 앨범 잘 나왔다고 얘기를 하던 중에 저희 쪽에서 합성티가 좀 많이 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재우 "그 때가 인쇄소에 넘기기 전이었는데 아무리 봐도 합성티가 많이 나더라. 그래서 솔직히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처음엔 살짝 가볍게 말을 했는데 그게 쌓이면서 살짝 다툼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수정한 뒤에는 마음에 들어서 잘 풀었다."

[에브리싱글데이. 사진제공=미니커뮤니케이션]

Q. 타이틀곡 '스위트 일루전(Sweet Illusion)'이다. 이걸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재우 "이 노래가 앨범 타이틀과 가장 부합하는 가사 내용인 것 같다. 저희는 대중적인 곡을 선택할 이유도 없고 해서 타이틀 의미에 가장 잘 맞는 곡으로 선택했다."

성남 "제목의 의미가 달콤한 환상이다. 우리나라가 힘든 상황 아니냐. 젊은 사람들은 희망없이 살아가고 언제나 떠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런 고민들을 담은 내용이다. 또 이 노래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운드이기도 하다."

Q. 콜라보 곡이 많다

성남 "이번 앨범 곳곳에 이전에 발매했던 OST 곡들을 담았다. 그대로는 아니고 다른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를 통해 새로움을 줬다. 브라스라는 밴드랑도 했고 노브레인의 이성우 씨와도 했다. 아티스트들 각각의 색깔을 충분히 살려서 작업했다."

효영 "정차식 씨와 로켓트리와도 함께했다. 노브레인 같은 경우는 사람들이 잘 알고 있으니까 들어보면 다 아시겠지만 다른 팀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이다. 차식이형도 최근에 앨범을 내셨다.유명한 분은 아니지만 과거에 최우수 록보컬상 이런 상들을 많이 받으신 부산 사나이다(웃음)."

[에브리싱글데이. 사진제공=미니커뮤니케이션]

Q. 개인적으로 애착을 가진 수록곡은?

효영 "10번 트랙 '바람에 밀려'라는 곡. 이 곡은 성남형이 작업한 곡인데 전에 녹음할 일이 있어서 들어봤는데 듣자마자 좋은 느낌이 왔다. 이 곡을 넣자고 하니까 두 형들은 의아해했다. 제가 넣자고 계속 우겼다. 전주부터 마음에 드는 최고의 곡이다."

성남 "사실 전 이 노래가 좋긴 한데 앨범을 대표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한 2년 전에 냈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하기에는 '스위트 일루전'이 낫겠더라. 아무래도 좀 트렌디한 면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저는 타이틀곡이 가장 마음에 든다. 인트로부터 타이트한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되는 느낌이다."

재우 "전 '고잉 다운(Going Down)'이 가장 좋다. 즉흥적으로 기타 연주를 하는데 성남이가 괜찮다고 계속해보라고 해서 만들어진 곡이다. 예전부터 완성된 곡이어서 빨리 발표하고 싶었는데 계속 미뤄지다가 드디어 나오게 된 곡이다. 후련하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Q. 신년을 맞은 에브리싱글데이의 각오는?

효영 "신년을 맞아 저희끼리 만나긴 했다. 저희는 언제나 한결같은 게 있다. 18년 동안 오래 할 수 있었던 이유도 단순히 공연이 좋았고 앨범 내는 게 좋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자리에서 공연했으면 좋겠고 계속 지금처럼 앨범을 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모든 인디 밴드들이 마찬가지지만 앨범을 내면서 인생이 바뀔 거라는 생각으로 내진 않는다. 단지 음악이 좋다는 이유로 할 수 있는거다. 저희 팀도 앞으로 계속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재우 "저희가 작업한 드라마 OST 곡은 기억하셔도 밴드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 팀 이름이 기억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성남 "올해는 단독 공연과 전국 투어를 계획 중이다. 연말 공연까지 잘하는 게 목표다. 드라마 음악감독으로서도 뜻깊은 한 해가 됐으면 한다."

oodin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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