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징역20년 구형(종합)

'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기소된 아더 존 패터슨(37)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무기징역형을 내려 이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해야 마땅하지만, 사건 당시 18세 미만의 소년이라 법정형의 상한인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특정강력범죄처벌법은 18세 미만의 소년을 무기형으로 처할 경우 징역 20년을 선고하게 하고 있다.

검찰은 또 "미래가 촉망되는 선량한 대학생이 숨졌고 피해자 가족의 행복이 치명적으로 파괴된 사건으로, 수법의 잔혹성이 정말 악마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법정에서 태연하게 마치 방청객처럼 재판을 바라보는 모습은 그야말로 가증스럽다"며 "양형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수사를 담당한 박철완 부장검사는 "진범인 패터슨을 18년이 지나도록 법정에 세우지 못해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는 상황을 초래해 유족들에게 큰 고통을 드려 죄송하다"며 "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지고 형벌을 받게 되면 자식을 먼저 보낸 한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날 오전 재판에서 패터슨은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에드워드 리를 진범으로 지목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패터슨은 "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그가 술과 약에 취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진범으로 지목됐던 리의 무죄가 1998년 확정되면서 피고인과 목격자가 뒤바뀐 두 번째 재판은 패터슨이 국내로 송환한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돼 20차례의 재판 끝에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재판부는 시간이 흘러 뚜렷한 물적 증거가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태원 햄버거 가게 화장실을 재현한 세트장에서 현장검증을 했고, 당시 수사관과 법의학자 등을 증인으로 불렀다.

전날 열린 공판에 출석한 피해자 조중필씨의 어머니는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19년 전처럼 두 놈이 서로 떠넘기고 있다. 아무쪼록 범인을 밝혀 엄벌해달라"고 호소했다.

[CBS노컷뉴스 최인수 기자] apple@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