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성장률 3%"..우울한 발표, 암울한 시장
[경향신문] ㆍ전망치 석 달 만에 0.2%P 낮춰…민간 “과대평가, 2%대 머물 것”
ㆍ중국 경제 불안·저유가 ‘악재’…기준금리 1.5%로 7개월째 동결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0.2%포인트 낮춘 3.0%로 수정했다.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도 2.7%에서 2.6%로 내렸다. 그러나 중국 경기둔화 우려, 국제유가 급락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에선 올해 성장률도 2%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1.5%로 7개월째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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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14일 국내외 여건 변화 등을 고려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전망치(3.2%)보다 낮아진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7%에서 1.4%로 낮췄다. 한은은 “성장 동력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세계경제는 추세 수준을 밑도는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의 배경을 밝혔다.
이날 한은이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예상치(3.1%)보다는 0.1%포인트 낮지만 민간 전망치에 비해선 여전히 높다. 모건스탠리(2.2%), LG경제연구원(2.5%), 골드만삭스(2.9%) 등은 올해 2%대의 성장률을 예상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이나 정부는 시장에 미치는 심리적 효과 등을 감안해 성장률 전망치를 과대평가해 발표하는 경향이 있다”며 “3%대 성장률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굉장히 힘든, 희망사항이 반영된 숫자”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를 낮춘 것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개별소비세 인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각종 경기부양책이 동원됐음에도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신통치 않았다는 의미다. 오는 26일 나오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당초 예상치인 0.8%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경제 불안이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둔화는 한국 경제에 악재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을 6.3%까지 낮춰 잡았는데, 시장에선 이마저도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잇따른다.
또 저유가의 장기화는 세계경제 성장이 그만큼 부진하다는 반증인 동시에, 국내 기업들의 중동 건설 수주나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이번에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면서 올해 국제유가를 상반기 30달러대 후반, 하반기 40달러대 후반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이미 장중 배럴당 30달러선이 붕괴되고 10달러선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에 대한 내수 기여도가 2.6%로 수출(0.4%)보다 훨씬 클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이 어려우면 내수라도 받쳐줘야 하지만, 이 역시 낙관하기 힘들다. 대기업의 경우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설비투자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고, 민간 소비도 가계부채에 눌려 늘어나는 게 쉽지 않다. 정부가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하반기에 추경 편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에 처했음을 보여준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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