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뚝·고용 뚝·물가 뚝..'트리플 절벽' 현장점검
◆ 막막한 한국경제…1월초 수출 -20%
유일호 부총리 취임 첫 방문지 '수출 최전선' 평택항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깎아먹었던 수출 부진은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한 5272억달러에 그쳤다. 2015년 1월 -1.0%로 시작한 수출 실적은 1년 내내 한 번도 플러스를 기록하지 못했고 마지막 달인 12월도 -13.8%로 마쳤다. 새해에도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낙관적이라는 정부의 올해 수출 전망 역시 그다지 밝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2016년 수출입 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수출이 전년보다 2.1% 늘어난 5382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수출이 전년보다 7.9%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올해 수출도 지난해의 부진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하리라는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선진국 경기 회복 미약, 신흥국 경기 둔화 심화, 유가 추가 하락 등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로 출범하는 경제팀도 수출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3일 오후 청와대 임명장 수여식 직후 취임식도 미룬 채 경기 부천 소재의 의약포장기계 제조업체 '흥아기연'을 방문하며 장관으로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흥아기연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는 데다 중국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주 장관은 "국내 중소기업이 수출기업화하고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환경이 구축되도록 수출 시장·품목·주체·방식별로 맞춤형 시책을 확대하고 지원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청년실업 9.2%…노동개혁 좌초위기에 더 악화
정년 60세 연장으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 여력이 위축되면서 청년을 중심으로 '고용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청년 실업률은 2012년 7.5%를 기록한 이후 2013년 8%, 2014년 9%로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해에는 0.2%포인트 오른 9.2%를 기록했다. 사실상 사상 최고치다.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젊은 층 사이에서는 지난해 '헬조선' '흙수저' 등 자조적인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정부는 고용절벽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정년을 연장한 기간만큼 기업들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독려해왔다. 이와 함께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수반돼야 할 취업규칙 변경의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는 지침 개정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를 두고 '쉬운 임금 삭감'이라며 강하게 맞대응하고 있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 철강, 화학 등 기존 한국의 주력 산업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견되는 점도 고용 문제에는 악재가 되고 있다. 기업들이 사업 재편을 하는 과정에서 기존 근로자들의 일자리마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별 청년 실업률은 2월 11.1%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한 이후 10월에는 7.4%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11월 8.1%, 12월 8.4%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실업률이 1분기에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1분기에 청년 실업률은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低유가 쇼크…물가 0%대로 다시 떨어질듯
정부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1% 달성의 가장 큰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는 내수 부문에서도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백화점과 달리 할인점(대형마트)의 경우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기존 점포를 놓고 봤을 때 이달 12일까지 매출이 3.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할인점 전체 매출이 연속으로 감소한 데 이어 3개월째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슈퍼엘니뇨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온 겨울 상품 매출 저조가 이마트 전체 매출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나마 백화점은 새해 들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성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매출성장률이 경기 회복의 신호라고 보기는 어렵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은 경기보다 날씨를 더 많이 탄다는 속설이 있다"며 "올겨울 날씨가 유독 따뜻해 겨울 옷이 팔리지 않아 매출이 부진했는데 1월 들어 갑자기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날씨가 추워지면서 사람들이 지갑을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로 특수를 누렸던 자동차 업계는 이미 '절벽'을 맞이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국산차 내수판매량이 지난해 158만대에서 6.9% 감소한 147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1월에는 국산차 내수판매량 급감이 가장 크게 관측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종료, 디젤차 시장 성장 둔화, 가계 부채 증가 등 이달 국산 자동차 내수판매에는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다"며 "한정된 내수판매량 속에서 수입차는 시장 잠식을 늘려가 국산차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 김규식 기자 /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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