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 알뜰폰 현장갔더니 "새해 대박나 좋지만.."

맹하경 기자 2016. 1. 1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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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업계 "저렴한 요금만으론 성장 어려워" 애로사항 토로 최성준 방통위원장 "TF구성해 추가 지원방안 모색하겠다" 약속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알뜰폰 판매현장을 방문해 알뜰폰을 살펴보고 있다. 2016.1.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지난해말 시장점유율 10% 돌파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기본료 0원'이라는 파격적 요금제로 돌풍을 일으킨 알뜰폰 현장을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직접 찾았다. 알뜰폰 업체들은 그간의 정부지원에 감사 의사를 표시하면서도 현재와 같이 요금을 내리는 방법만으로는 질적성장을 이끌어내기 힘들다며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최 위원장도 알뜰폰 업계가 양적 성장을 넘어 고객서비스, 이용자 정보보호 등 질적인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알뜰폰과 방통위,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함께 연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방통위원장은 1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정사업본부 산하의 서울중앙우체국을 방문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으로 이용자 차별이 상당부분 해소됐지만 소비자 체감 효과가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며 "이런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좋은 방법이 알뜰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최근 새로운 요금제도 출시했는데, 이같은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정착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약한 알뜰폰 업체들은 전국 1300개 우체국을 통해 판매처를 확보했으며 현재 10개 알뜰폰 업체가 입점해 있다. 특히 지난 4일 기본요금없이 매월 50분동안 공짜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상품 'A 제로(ZERO)'와 월정액 4만원대로 음성·문자·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EG 데이터선택 10G 399' 등으로 가입자를 대거 확보했다. 하루평균 550명씩 가입자가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알뜰폰을 판매하고 있는 정다정 직원 역시 "최근들어 많이 알려지면서 몰랐던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신다"며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데이터가 있는 요금제를 찾고 있으며 젊은 사람들도 많이 방문한다"고 덧붙였다.

알뜰폰이 파격적인 요금으로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내고는 있으나, 개인정보 유출 방지 시스템 등 이용자 보호 측면이나 고객서비스 대응 능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단말기 라인업도 보급형에만 치중돼 있어 최신 스마트폰을 원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문성광 에넥스텔레콤 대표는 "출고가 100만원에 육박하는 최신 스마트폰을 대량 확보하는 건 쉽지 않다"며 "젊은 소비자층을 확보하기 위해 알뜰폰 사업자들이 뭉쳐 공동구매를 시도해 보기도 했지만, 제조사에 주문을 넣으면 제조사가 이를 믿을 수 있을 만한 역할이 없어 공동구매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문 대표는 "휴대폰을 직접 만져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실물 비치도 많이 하려 노력 중이지만 30만원짜리 단말을 1300곳에 뿌리려면 비용이 어마어마하다"며 "새해부터 소위 대박이 난 상황이긴 하지만, 갑자기 주문이 밀려들어오면서 콜센터가 연결이 되지 않는 등 일부 불편한 일이 발생해 최대한 빨리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뜰폰 업체들이 지난해애만 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지금처럼 요금 경쟁만으로는 질적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승훈 머천드코리아 부사장은 "살아남기 위해서 더 저렴한 요금을 내놓곤 있지만 소비자를 불러오게끔 만들고 다른 통신사로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선 저렴한 요금만 가지고는 되지 않는다"며 "이통사들은 결합상품도 내놓고 차별화된 콘텐츠도 개발해 경쟁하고 있는데 알뜰폰 업체들은 이를 연구할 만한 인력과 재정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찬일 이지모바일 부회장 역시 "알뜰폰이 2015년까지 양적 성장에 집중했다면 2016년부터는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며 "시스템 관리, 사업자들의 개선 의지, 관리 감독 강화 등이 모두 맞물려 고객들이 희망하는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알뜰폰업계의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지원방안을 함께 연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산업 활성화와 이용자 보호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알뜰폰 업계와 방통위, 미래부 등이 협의해 태스크포스 혹은 협의체를 조만간 구성하도록 하겠다"며 "이를 통해 함께 연구하면서 알뜰폰이 성장정체 걱정없이 계속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개인정보 보호, 공정경쟁, 이용자보호 등의 측면에서 사업자들이 자신의 몫을 잘 해 줘야 전체적인 발전을 이뤄낼 수 있으며 이용자 혜택도 커진다"며 "알뜰폰이 통신요금인하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부분을 신경써 주시면 2016년도에는 알뜰폰이 더욱 도약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kma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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