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5천원 훔쳤어"..30시간 폭행해 손자 숨지게한 할머니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5000원을 훔쳐갔다며 일곱 살 난 친손자를 마구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할머니에게 징역 6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박모(51)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박씨는 2015년 3월 24일 오후 4시쯤부터 다음날인 25일 오후 11시쯤까지 무려 30시간 동안 무차별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군은 광범위한 피하출혈 및 근육 간 출혈로 인한 속발성 쇼크로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박씨가 빗자루를 이용해 김군의 광범위한 신체부위에 대해 무차별 폭행을 했고, 그로 인해 김군이 사망하게 됐다는 점에서 학대의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박씨의 학대 이유가 김군의 절도습벽을 고치기 위한 것이었고, 박씨가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권고형 최고범위인 9년 5월에서 감형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우울증에 의한 심신미약상태 등을 이유로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박씨가 범행 당시 우울증 등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며 박씨의 심신장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김군이 돈을 훔치거나 거짓말을 하기도 했으나 이 사건 당시 만 7세에 불과했다”며 “나이 어린 김군을 훈계한다는 명분으로 장시간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2심 재판부는 “김군의 친모는 박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고, 박씨가 이전에도 김군을 학대해 김군이 2010년 10월쯤 아동보호시설에 위탁되기도 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며 징역 6년을 확정했다.
하지만 박씨에 대한 징역 6년형은 아동학대 범죄를 강하게 처벌하겠다며 제정한 아동학대처벌특례법의 입법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지난해 12월 22일 입양한 25개월 딸을 쇠파이프로 무참히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40대 여성에게는 대법원이 징역 20년을 확정한 바 있다. 이 여성은 아동학대범죄 가중처벌을 위한 아동학대처벌법이 아닌 아동복지법위반혐의로 처벌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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