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점 남겼지만..끝판대장, 큰 판으로
[경향신문] ㆍ오승환, 우여곡절 끝 ML 꿈…세인트루이스서 새 출발
마무리투수로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오승환(33·사진)이 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올 시즌 빅리그 마운드에 선다.
오승환은 지난 10일 미국으로 출국해 세인트루이스 입단을 위한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오승환은 이르면 12일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 정식 계약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의 에이전트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는 11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종 행선지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로 가기 위한 중간 행선지로 디트로이트 공항에 머물고 있는 소식을 전하며 조만간 계약 내용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랐다.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 한신에서 2시즌을 뛴 오승환은 2016시즌을 앞두고 미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해외 원정 도박 파문에 발이 묶여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 내용이 발표되면서 실질적인 행보가 가능해졌다.
사실상 사인만 남은 상태로 전해진다. 메이저리그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오승환은 시즌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계약의 폭을 넓혀놔 시즌별로 확보할 수 있는 연봉의 최대치를 끌어올릴 여지를 둔 것으로 보인다. 연봉은 시즌 3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 미국행은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역사에도 새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투수가 오승환처럼 전문 마무리 또는 불펜투수로 미국야구에서 활약한 이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불펜투수로 활약한 선수로는 김병현(KIA)이 으뜸으로 남아 있다. 김병현은 1999년 애리조나에서 불펜투수로 뛰기 시작해 9시즌 동안 54승60패 86세이브 21홀드를 기록했다. 2002년에는 전문 마무리투수로 활약해 36세이브를 거뒀다.
일단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에서 마무리투수로 출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8세이브를 올린 특급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오승환은 좌완 케빈 시그리스트와 우완 세스 매네스, 우완 조나단 브록스턴 등을 주축으로 한 셋업맨 그룹에서 자리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으로서는 먼저 내부 경쟁에서 이겨내야 한다.
오승환은 한국인 전문 불펜투수로는 메이저리그에서 선구자 역할을 하게 된다. 이상훈이 일본프로야구 주니치를 거쳐 2000년 보스턴에서, 구대성이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뛴 뒤 2005년 뉴욕 메츠에서 활약했지만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이상훈은 미국에서 2년을 뛰는 동안 트리플A 포터켓 레드삭스에서는 맹활약했으나, 메이저리그에서는 한 시즌만 뛰며 눈에 띄는 불펜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구대성은 2005년 메츠에서 6홀드를 기록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출발점에 서 있는 박찬호 또한 1994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한 뒤 주로 선발투수로 뛰며 통산 124승을 거뒀는데, 필라델피아에서 뛴 2009년에서 불펜투수로 주력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그해 45차례 등판한 중에서 선발로 나선 7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불펜에서 뛰며 3승3패 14홀드를 기록했다.
불펜에서 출발한 오승환이 불펜에서의 성공을 위해 메이저리그의 땅을 밟는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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