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참배하고 호남 찾고..안철수 '호남·중도' 움켜쥔다(종합)

김현 기자,박승주 기자 2016. 1. 1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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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준위 출범 후 호남 방문.."광주정신으로 낡은 정치 바꿀 것" 이승만·박정희·김영삼 묘소 참배로 개혁적 보수층 공략
'국민의당'(가칭) 안철수, 권은희 의원 등이 1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1.11/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서울·순천=뉴스1) 김현 기자,박승주 기자 =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창당준비위원회 출범 이후 첫날인 11일 광주와 전남 순천을 찾아 '호남 민심잡기'에 나섰다.

안 의원이 지난달 13일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이후 호남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안 위원장이 국민의당에 강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호남 지역을 창준위 출범 후 첫 행선지로 결정한 것은 호남의 더 큰 지지를 이끌어내 신당의 지지기반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제3당은 여러 번 출현했지만, 지역적 연고가 없는 제3당이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민의당과 민주당간 호남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위원장은 이날 호남 방문 첫 일정으로 5·18 민주묘지를 찾아 헌화 및 분향과 참배를 했다.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과 김동철 김영환 문병호 임내현 황주홍 의원과 이날 국민의당 행(行)을 확정한 권은희 의원, 광주 북구갑 출마를 선언한 김유전 전 의원 등이 동참했다.

한 위원장은 방명록에 '5·18 정신과 광주민주화운동을 계승하여 공평과 정의가 살아숨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적었고, 안 위원장도 연명을 했다.

안 위원장은 박관현 문병란 박기순 윤상원 열사 묘역을 차례로 돌아본 뒤 참배 일정을 마무리했다.

안 위원장은 참배 직후 "광주 정신은 희생과 헌신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도 국민의당이 시작하는 첫날 희생과 헌신으로 낡은 정치를 바꾸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또 광주 서구 상록회관에서 열린 ‘호남 지성’과의 토론회에선 호남과의 인연, 박근혜정부의 호남 차별에 대해 안타까움을 언급하는 한편, 신당 창당 이유와 앞으로 신당의 방향 및 비전 등을 소개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안 위원장은 "처가에 많은 분들이 광주, 여수, 순천에 많이 사신다"며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어디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인사에서 차별받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데, 그런 일들이 백주대낮에 벌어지고 정부도 누구하나 돌보지 않는 분노와 한이 있으신 것 아니겠느냐"라고 호남의 한(恨)을 위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이 11일 전남 순천 에코그라드 호텔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 옆 자리에 앉은 인사들의 얘기를 듣고 있다. 2016. 1.11/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안 위원장은 이어 처가와 연고가 있는 전남 순천을 방문, 자신의 싱크탱크인 내일포럼 전남회원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강을 개최했다. 그는 "제 아내의 고향인 순천에서 많은 분들을 뵙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순천경찰서를 찾아 112종합상황실 등에서 근무중인 경찰관들의 고충을 듣고 격려하며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안 의원측은 전남지역 첫 방문지로 순천을 선택한 데 대해 "지난 7·30 재보선 패배로 대표직에서 물러날 때 가장 아팠던 곳이 바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에게 패한 순천"이라며 "창준위 발족 후 순천을 찾은 것은 그에 대한 상처를 치유하고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다짐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짚었다.

이에 앞서 안 위원장은 첫 일정으로 이날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한 위원장, 김한길 의원 등과 함께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야권의 유력 인사인 안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보수 진영의 인사로 분류되는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를 전부 참배한 것은 신당의 이념적 방향을 '중도'로 명확히 하는 동시에, 당의 외연을 진보와 보수까지 넓히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창준위원장에 '개혁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를 상징하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선임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방명록에 "호국영령과 대통령님들의 뜻을 이어받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고, 안 위원장과 김 의원은 연명을 했다. 한 위원장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이 땅에 굳게 세우신 분"이라고 말했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산업 성장의 엔진을 거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안 위원장도 토론회에서 "정의롭다는 것에 대해선 진보와 보수가 보는 시각이 다르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비상식적인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지고 있다. 비상식적인 일부터 모두 걷어내야 그 다음에 진보와 보수의 방법론에 대한 이념 차이를 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안 위원장의 이번 행보를 두고 문재인 더민주 대표와의 차별화를 꾀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표가 최근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지난 주말 광주 방문을 검토하다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이 먼저'라는 주변의 만류로 결국 방문 계획을 접은 것은 물론, 지난해 대표 취임 후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가 올해는 이들 묘소를 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안 위원장은 12일엔 경남 김해로 이동, 고(故)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예정이다.

gayu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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