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김연아 키즈' 유영, "빨리 커서 연아 언니 처럼되고 있어요"
(과천=뉴스1) 김도용 기자 = "(김)연아 언니처럼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따고 유명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한국 피겨 스케이팅은 김연아(26)의 등장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 피겨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비롯 각종 국제 대회에서 세계 정상으로 군림했다. 유럽과 미국 선수들이 지배하던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서 김연아와 같은 존재는 예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눈에 보이는 성적이 전부가 아니었다. 김연아의 모습을 본 후배들이 하나, 둘 피겨계에 입문했다. 김연아 이후 아직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유망주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는 한국 피겨다.
지난 1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끝난 제70회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서도 또다른 '기대주'가 등장했다. 여자 싱글 시니어 부문에서 총점 183.75점을 획득, 김연아의 역대 최연소 우승(12세 6개월) 기록을 10개월 앞당긴 만 11세 유영(문원초)이다. 유영 역시 '김연아 키즈' 중 한 명이다.
김연아는 10일 유영에게 직접 시상을 한 뒤 "지난 해부터 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내가 초등학교 때 했던 것보다 더 잘한다"면서 "부상만 없으면 실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영은 어린시절 싱가포르로 유학을 떠나 만 6세 때 취미로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했다. 유영이 가장 많이 참고한 것은 '피겨 여왕' 김연아의 경기 영상이었다. 유영은 "어렸을 때부터 연아 언니의 영상을 보면서 많이 공부했다"며 김연아가 자신의 성장에 큰 동력이 됐음을 밝혔다.
이후 유영은 2013년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한국 스포츠 사상 최연소로 국가대표에 선발되면서 태릉선수촌에서 생활했다. 태릉에서 유영은 크게 성장했다. 넓은 스케이팅장과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6시부터 8시까지의 체계적인 훈련으로 자신감과 함께 기량도 발전했다.
유영을 지도하는 한성미 코치는 "넓은 태릉의 훈련장에서 자유롭게 스케이팅을 하면서 점프 높이나 비거리가 발전했다. 아직 어려 힘이 부족해 보완할 것도 많지만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태릉선수촌 생활이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유영의 어머니 이숙희(46) 씨는 "(유)영이가 태릉선수촌에서 받는 마사지를 좋아한다. 태릉에서 생활하면서 건강적인 면에서도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국가대표 언니, 오빠들과의 생활 그리고 우상인 김연아와의 정기적인 만남도 유영에게 큰 힘이 됐다. 유영은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언니, 오빠들과 많이 친해졌다. 또 태릉에 연아 언니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찾아와 인사를 했다. 어렸을 때부터 롤 모델로 삼았던 연아 언니와 서로 인사를 나눠서 만날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유영은 당분간 태릉선수촌에서 생활 할 수 없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지난해 7월 "지나친 경쟁과 부상으로부터 어린 선수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만13세 이상 선수를 국가대표로 뽑는 것으로 규정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새 규정의 적용 시점은 2016년 1월1일이었다. 만 11세8개월인 유영은 나이가 충족될 때까지 개인 훈련을 해야 하는 처지다.
유영은 "태릉에서 나오게 돼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숙희 씨는 "벌써부터 훈련장소가 걱정이다. 대관시간이 좋지 못해 항상 (유)영이가 피곤해 한다. 좁은 장소에서 훈련을 하면 자세가 틀어지고 점프도 낮아진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유영은 특유의 긍정적인 자세로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코치는 "(유)영이는 스케이팅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심리적인 압박도 이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미래를 더 밝게 내다봤다.
물론 다듬어야 할 부분도 많다. 한 코치는 "표현력과 스케이팅은 좋다. 하지만 아직 어려서 힘이 부족하다. 기초 체력을 다듬는데 힘써야 한다"면서 "스핀과 점프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유영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유영은 "기술과 팔 동작을 더 다듬어야 한다"면서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봤다. 그러나 역시 긍정적인 모습은 잃지 않았다. 유영은 "지금은 국가대표가 될 수 없지만 빨리 커서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선수권에도 출전하고, 연아 언니처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유명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이숙희 씨는 "올해 영이가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에 상당히 만족해하고 즐거워하면서 국제 대회 출전을 원한다. 자비로 가야하지만 최대한 지원해 올해 하반기에 있는 국제 대회에 나가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형평성으로 인해 국가대표 소집은 안되지만 연맹 차원에서 훈련장 제공이나 장학금 수여 등 최대한 선수를 보호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확실한 대안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dyk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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