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뒤흔든 '일베'에 '전전긍긍'

문영수기자 2016. 1. 1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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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 '일베' 주인공 안되려 필터 강화 등 노력

<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게임업계에 '일베(일간베스트)' 주의보가 발령됐다. 게임 내 '일베 코드'가 삽입돼 있다는 의혹에 개발사 대표까지 물러나는 일이 벌어지면서 게임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단지 '남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우려감도 조성되고 있다.

게임사들은 또 다른 일베 논란의 주인공이 되지 않기 위해 내부 검수 과정 강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이터널 클래시' 일베 논란…다른 게임사들도 '전전긍긍'

모바일 게임 '이터널 클래시'에서 일베 논란이 촉발된 것은 지난 5일 오후. 한 이용자가 게임 내 챕터(단계) 표현을 지적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확산됐다. 게임 내 '4-19 반란진압' '5-18 폭동' '5-23 산자와 죽은자'라는 표현과 로딩화면의 '낡은 역사서를 교정하는 중'의 문구가 문제가 됐다.

이들 표현은 각각 419혁명과 518민주화 운동, 노무현 대통령과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비뚤어진 일베의 시각이 담긴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개발사 내부에 일베 이용자가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와 출시 전 게임을 최종 확인하는 검수 과정에 허점이 생겼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퍼블리셔 네시삼십삼분은 사태 발생 사흘 만인 지난 8일 최종 검수 책임자를 징계하고 이터널 클래시의 모든 광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개발사 벌키트리 역시 하루 뒤인 9일 이터널 클래시의 1월 수익금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고 김세권 벌키트리 대표는 사퇴를 표명하기까지 했다. 3년의 개발 노력이 게임 내 교묘히 삽입된 일베 코드로 물거품이 된 것.

이번 사태를 지켜본 게임업계의 속내도 편하지만은 않다. 언제 자신들도 논란의 장본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베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건 이터널 클래시가 처음이 아니다. 넥슨의 한 유명 게임은 지난해 5월 게임 이벤트 이미지가 故 노무현 대통령을 희화한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대표까지 나서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유명 프로게이머 출신 방송인인 홍진호도 방송에서 일베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2014년 서울대학교 축제 때 열린 한 게임대회에서는 일베가 주로 쓰는 여성 비하 용어를 팀명으로 내세워 논란을 일으킨 팀이 직접 사과문을 올려 논란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내 콘텐츠에서 일베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터널 클래시가 처음"이라며 "첫 사례가 나온 만큼 앞으로 출시될 게임들 역시 일베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생겼다"며 우려했다.

◆검수 과정 강화가 관건

반사회적 커뮤니티로 알려진 일베는 여성 혐오, 정치인 폄하 등 노골적인 표현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이트다. 그러다보니 일베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이들이 교묘히 자신들의 성향을 외부에 퍼뜨려 사회적으로 분쟁을 조장한다는 점도 문제다.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인터넷 용어 중에서는 일베 코드가 교묘히 가미된 것들도 적지 않다.

게임업계는 이같은 일베 논란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검수 과정 등 자정 능력을 늘리는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중간 관리자 이상의 회사 간부들이 일베 코드에 대한 이해를 높여 출시 전 오해의 소지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의미다.

국내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도 입사 전 (일베 성향 직원들을 걸러내기 위해)정치적, 개인적 성향 등을 묻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그러한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면서 "결국 해당 사건이 우리 회사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관심을 가지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결국 필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중간 관리자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면서 "우연히라도 문제가 될만한 표현을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일베 용어들을 미리 정리해 스터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시삼십삼분과 벌키트리 양사 경영진 또한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원상, 소태환 네시삽심삼분 대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가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에 대해 기술 서비스 뿐 아니라 세심한 콘텐츠 점검 시스템을 갖추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전했다.

김세권 벌키트리 대표도 "이러한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것에 책임을 지고 금번 사안을 마무리하는데로 대표이사직을 사퇴하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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