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6] 스마트카에 '드라이브' 거는 반도체업체 퀄컴·엔비디아..LG·삼성 갈길 바빠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6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반도체 칩 제조사 퀄컴 전시관 한가운데에는 BMW의 전기차 i8과 아우디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7이 나란히 서 있었다. 또다른 칩 제조사 엔비디아는 전시관을 자동차 전용 전시장에 꾸렸다.
9일(현지시각) 막을 내린 CES에서 칩 제조사들은 자동차 산업에서 미래를 찾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퀄컴 전시관에 있던 BMW i8의 밑에는 네모난 패드가 있었다. 이 패드는 퀄컴의 무선 충전 기술 '헤일로(Halo)'를 시연하기 위한 것이다. 헤일로는 두 개의 충전판과 충전기가 마주 보게 되면 자기력선이 형성돼 전력이 무선으로 전송되는 기술이다.
i8의 오른편에 주차된 아우디 Q7에는 퀄컴의 자율주행 솔루션이 담겼다. 차량 안에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20A'와 '스냅드래곤820Am'이 탑재됐다.
이 AP들은 퀄컴의 기계학습 플랫폼인 제로스를 지원한다. 제로스는 자동차내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을 이용해 학습 기능을 구현한다. 차에 내장된 각종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면, AP가 패턴을 학습해 차선 이탈 경고나 전장 충돌 경고 등 차량 감지와 교통 표지판 인식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아우디는 2017년부터 생산되는 자동차에 스냅드래곤 제품을 장착한다.
그래픽칩 강자인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차 전용 슈퍼컴퓨터 '드라이브 PX2'를 공개했다. 드라이브 PX2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차량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안전하고 편안한 운행 궤도를 측정한다. 예기치 않은 도로 위의 파편이나 다른 운전자의 돌발행동, 공사 중인 도로와 같은 예외적인 상황도 올바르게 인식한다. 특히 눈, 폭우, 안개, 심야 등 열악한 운행 조건에서도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능력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차량 주변 상황을 360도에 걸쳐 인식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그래픽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데, 엔비디아는 이를 위해 GPU를 사용하도록 했다. GPU는 그래픽에 많이 쓰이는 계산을 처리하는 데 특화된 연산 장치다.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Central Processing Unit·중앙처리장치)는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만, GPU는 오직 그래픽 처리에 집중한다.
엔비디아는 CES 2016에서 아우디를 비롯해 볼보와 자율주행차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협력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최근 자동차는 내연기관 대신 전기 배터리나 모터로 달리고, 통신 인터넷 기술로 무장하기 시작했다. 내연기관 차량에 평균적으로 쓰인 반도체 수는 200여개. IT와 융합한 스마트카에는 2000여개 넘는 반도체가 쓰인다.
컨설팅 업체 매킨지는 스마트카 시장이 2014년 330억달러에서 2020년 2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컨설팅 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율주행차에 대당 6500달러의 추가 제조 비용을 쓸 것으로 예상했다. 한대당 제조 비용이 늘면 부품 업체들의 수익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퀄컴과 엔비디아가 자동차에 열을 올리는 이유인 셈이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해외 기업들이 전장 사업에서는 한국보다 앞서 있다고 평가한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은 유럽이나 미국보다 2년가량 기술적으로 뒤처져 있다.
국내에서는 LG전자(066570)와 삼성전자(005930)가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제너럴 모터스(GM)의 전기차 부품 공급에 나서고, 폴크스바겐과 전기차 개발을 함께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구본준 (주)LG 부회장이 직접 포드 경영진들과 만나 스마트카 부문 협력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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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자동차 전장사업팀을 꾸린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는 자동차 부문의 성과를 발표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력을 극대화해 전장 사업에서 경쟁자들을 빠르게 따라잡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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