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지분 카카오에 판 SK플래닛 '카카오 주주되나?'

박희진 기자 2016. 1. 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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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3자배정 유증실시..어피니티 555만주 SK플래닛 135만주 배정예정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고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주인이 사모펀드에서 카카오로 바뀌면서 2대주주인 SK플래닛이 예기치않게 카카오 주주가 되는 일이 벌어졌다. 로엔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어피니티가 2대주주인 SK플래닛의 보유지분을 합쳐 카카오로 일괄 매각하는 동시에 카카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로엔의 최대주주 어피니티(스타인베스트홀딩) 지분 61.4%(1552만8590주)와 2대주주 SK플래닛의 지분 15%(379만3756주)를 주당 9만70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8일 로엔의 종가(7만8600원)보다 23.4% 높은 값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어피니티에 1조5063억원을, SK플래닛에 368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카카오는 어피니티와 SK플래닛을 상대로 제3자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어피니티와 SK플래닛을 주주로 끌어들이면서 로엔 인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유상증자 가격은 주당 10만9121원이다. 이는 지난 8일 카카오 종가(11만5200원) 대비 5.3% 할인된 금액이다. 어피니티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로 카카오 신주 555만5972주를 6063억원에 확보하게 된다. 어피니티는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1조5063억원 중 6063억원을 카카오 유상증자에 투입하는 셈이다. SK플래닛은 3680억원 가운데 1481억원을 카카오 신주 135만7367주에 다시 투자한다. 앞으로 두 회사 모두 카카오 주가가 오르면 또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카카오 주식수는 691만3339주 늘어나고 증자 후, 어피니티는 카카오 지분 8.29%, SK플래닛은 2.02%를 보유하게 된다.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 및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로 지분 43.26%를 보유하고 있다. 5% 이상 주요 주주로는 9.33%를 보유한 중국의 텐센트가 유일했다. 하지만 이번에 카카오 유상증자에 어피니티가 참여하면서 어피니티가 3대 주주로 떠오르게 된다. SK플래닛도 소규모지만 2% 지분을 확보한 주주사가 된다.

SK플래닛이 카카오 지분 보유는 SK플래닛뿐만 아니라 모회사인 SK텔레콤과의 제휴가 점쳐지는 대목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플래닛이 카카오 주식을 보유하면 양사간 제휴가 있을지, (모회사인) SK텔레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전일대비 2.4% 떨어진 2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텔레콤은 자사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에 '멜론'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SK텔레콤이 멜론의 서비스 확대에 일조해온 셈이다. 하지만 멜론의 주인이 카카오로 바뀌게 되면서 SK텔레콤과의 제휴는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이 카카오의 주주로 인연을 맺게 되면서 SK측과 카카오의 공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SK도 최근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카카오와 경쟁관계에 놓일수도 있는 만큼, 제휴가 제한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SK플래닛은 카카오와 앱지도, 앱택시 등의 분야에서 사사건건 갈등을 빚어왔다.

SK플래닛이 이번에 로엔 주식을 어피니티와 함께 팔 수 있는 것은 동반매도청구권(Tag-Along Right)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15% 보유지분은 경영권 지분이 아닌 만큼, SK플래닛 입장에서는 이 권리를 행사에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유상증자는 또 다른 이슈다. 15% 로엔 지분 매각으로 현금화한 돈을 카카오에 재투자해 주주사로 남을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또다른 전략적 판단을 필요해서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유상증자 참여여부는 현재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 납입일은 2월 29일이며 3월 11일 신주권이 교부되고 3월 14일 신주가 상장된다.

카카오측도 "Tag-Along Right 행사기간내 SK플래닛이 불참 결정 통보를 받게 돼 기존 공시내용과 변동이 생기면 관련 내용을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로엔 인수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관순 연구원은 "카카오가 'O2O'(Onlife to Offline) 서비스를 적극 공략하고 있지만 당장 수익성이 안좋다는 문제가 있는데 로엔의 경우, 수익이 나는 비즈니스인 만큼 이번 매각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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