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입은 전기차가 수두룩..'자동차 쇼'로 바뀐 '소비자 가전쇼(CES)'
‘소비자가전쇼(CES)의 C를 소비자(Consumer)가 아닌 자동차(Car)로 바꿔야 한다.’
1월6일부터 1월9일까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가 자동차 업체들의 격전지로 탈바꿈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월드 프리미어)들이 CES 전시장에서 줄줄이 첫 선을 보이고 있다. CES보다 한 주 늦게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융합한 스마트카가 미래 자동차의 총아로 떠오르면서 자동차가 텔레비젼 등 CES의 전통적인 주인공들을 밀어 내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테슬라 대항마’로 등장한 전기차 제조업체 패러데이퓨처의 데뷔 무대도 CES였다.
‘2016년 CES’에는 기아자동차, 폴크스바겐,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 9곳과 콘티넨탈, 보쉬, 델파이 등 자동차 부품 업체 115곳이 참가했다. 현대모비스(012330)도 국내 부품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참가했다. 자동차 전시장 규모도 2015년 보다 25% 넓어진 1만8600㎡에 달한다.
◆ CEO들이 줄줄이 출연…GM·폴크스바겐 전기 콘셉트카 첫 공개
올해 CES는 전기 자동차(EV)가 돋보였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 대표들이 직접 나서 새 차를 소개했다.
GM은 ‘볼트 전기차(Bolt EV)’ 양산형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한 번 충전으로 320㎞를 주행할 수 있는데 가격은 3만 달러(3600만원)에 불과하다.
BMW 전기차 ‘i3’(5800만~6800만원), 닛산의 전기차 ‘리프’(5500만원) 보다 2000만~3000만원 싸다. 한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주행 거리는 확 늘리고,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GM의 전기차 기술력이 집약된 역작이란 평가다.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무대에 직접 올라 “볼트 EV는 테슬라차 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한 번 충전으로 달리는 거리는 닛산 ‘리프’ 보다 두 배 이상 길다. 2016년 연말쯤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폴크스바겐도 차세대 순수 전기차 ‘버드-e’를 선보였다. 버드-e는 한 번 충전으로 600㎞가량을 달릴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150㎞. 급속 충전으로 15분 만에 배터리 용량 80%를 채울 수 있다.
버드-e에는 차 안에서 가전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커넥티드 홈’ 기능이 탑재됐다. 폴크스바겐과 LG전자가 협력해 완성했다.
차 안에서 집안 온도와 온수, 조명을 조절할 수 있고, 심지어 냉장고 안도 들여다 볼 수 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CEO는 “버드-e 양산형 모델을 2019년쯤 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BMW와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을 입힌 전기차 ‘i3’를 내놨다. 집 안에서 TV를 통해 차량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스마트 TV로 검색한 지도 정보를 차로 보낼 수 있다.
BMW는 동작제어기술 ‘에어 터치’를 탑재한 ‘i 비전 퓨처 인터랙션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에어터치는 손 동작으로 차량 디스플레이를 조작하는 기술이다. 오디오 음량의 크기와 냉방과 난방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지인이나 거래처 연락처와 통화 목록을 불러올 수도 있다.
패러데이퓨처는 첫 콘셉트카 ‘FF 제로1’을 공개, 단숨에 전기차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1인승 스포츠카로 영화 배트맨의 ‘배트카’를 꼭 빼닮은 디자인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최고 출력 1000마력에 최고 속도가 시속 320㎞나 된다.
◆ 최첨단 자율주행차에서 트랜스포머차까지
메르세데스 벤츠는 2015년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지능형 공기역학 자동차 ‘콘셉트 IAA’를 전시했다. 콘셉트 IAA는 속도에 따라 자동차 모양이 변해 ‘디지털 트랜스포머’란 별명이 붙었다. 시속 80㎞ 이상 속도가 올라가면 차 길이가 보통 주행 때보다 390㎜ 길어진다.
최첨단 자율 주행 기술들도 대거 공개됐다. 포드는 미시간대학, 미국 보험회사 스테이트팜 등 6곳과 협력해 개발 중인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미국 센서 개발 업체 ‘벨로다인’이 만든 레이저 라이더 장비를 이용, 최대 200m 밖에 있는 사물을 파악하고 고해상도 3D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그려낼 수 있다. 2020년쯤 상용화될 예정이다.
기아자동차(000270)도 자율주행 기술 ‘드라이브 와이즈(DRIVE WISE)’를 선보였다.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운전대와 페달을 조작하지 않아도 주행하는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스템(HAD), 교통 체증 구간에서 차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TJA), 자율 주차·출차가 가능한 신기술들을 쏘울 EV에 탑재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드라이브 와이즈를 계기로 관련 기술을 보다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2030년엔 완전 자율 주행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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