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 성폭력범 경찰에 큰소리.."난 메르켈이 초청한 시리아인"

2016. 1. 7.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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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방경찰 내부보고서 유출로 충격적 사건 전모 속속 드러나 反난민 정서 확산 주목..난민 대응에 치안 약화·세밑 일탈도 문제

독일 연방경찰 내부보고서 유출로 충격적 사건 전모 속속 드러나

反난민 정서 확산 주목…난민 대응에 치안 약화·세밑 일탈도 문제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사회가 거울 앞에 드러난 자기 민 낯에 새삼 놀라고 있다. 신년 벽두 쾰른 집단 성폭력 사건이 계기다.

시간이 흐를수록 속속 확인되는 진실에 당혹감은 커지고 있다.

◇ 사건 당일 '법치' 독일은 없었다 = 7일(현지시간) 슈피겔온라인이 단독 보도한 연방경찰의 내부보고서는 그 절정을 이끌었다.

한 선임 경찰이 지난 4일 자로 작성한 보고서는 연말에서 새해로 넘어가는 시각, 사건이 벌어진 쾰른 중앙역 주변 상황을 '통제 불능의 카오스'로 묘사했다.

매를 내리치는 2열 가운데를 통과해야 하는 벌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고도 비유했다.

보고서는 경찰이 만취한 수많은 남자들을 통제할 수 없었고, 이들 틈에서 여성들은 동행한 이가 있든 없든 공포에 떨어야 했다고 썼다.

보고서는 이민자들을 용의자들로 자주 언급했지만, 너무 많은 이들이 동시에 몰려 신분을 판별할 수 없었다고 적었다. 경찰은 죽음을 두려워했다고도 슈피겔온라인은 전했다.

여기저기서 싸움, 절도, 섹스, 그리고 성추행이 발견됐고 특히 공포에 질린 여성과 소녀들의 울음이 이어졌다. 경찰은 그러나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경찰은 (다른 데에) 도움을 청하는 전화를 거는 것을 한 무리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한 남성은 "나는 시리아인이다. 너희는 나를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 메르켈 여사가 나를 초청했다"라고 말했다고 한 경찰은 자신이 겪은 일을 소개했다.

목격자들은 범행자들을 거명하지 말라고 협박받았고, 복수의 남성은 경찰이 보는 앞에서 자신들의 거주증(비자)을 찢고는 "내일 새것을 갖다줘라"라고 말했단다. 물론 이 보고서만 봐서는 그 거주증의 진위는 알 수 없다.

세밑 축제가 열린 광장을 청소할 때에도 경찰은 폭죽 쏘기와 병 투척 공격을 받았고, 청소가 완료된 이후에도 몇몇 강도와 절도가 일어났다고 보고서는 기록했다.

보고서 작성자는 경찰의 조치는 존중받지 못했다면서 "29년 일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찰 인력의 부족을 이유로 꼽았다.

◇ 연방경찰, 주(州)경찰 누구 책임이냐 = 경찰은 지난해 마지막 날 밤 9시45분부터 신년 첫날 오전 7시30분까지 근무를 해야 했었다.

이를 위해 연방경찰 70명과 주경찰 143명이 현장에 투입됐다고 일간지 베를리너모르겐포스트는 보도했다. 연방경찰은 평시에는 20명이 근무하지만, 세밑 축제의 치안을 위해 50명을 보강한 것이다.

독일은 16개 주정부의 독립성이 강한 연방국가로서 각 지역은 주정부 경찰의 운용에 치안을 크게 의존한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연방정부 내무장관이 현지 경찰의 대응을 질타한 데 대해 주정부와 현지 경찰 당국이 반박하고 나서는 상황은 그런 까닭에서다.

그럼에도, 보고서의 언급대로 요란한 축제 와중에 많은 인력이 한꺼번에 몰리자 그 정도 경찰력으로는 어림도 없었던 셈이다.

일간 타게스슈피겔은 100명은 더 있어야 했다면서, 많은 경찰이 난민이 몰리는 바이에른주로 몰리고 2천 명이나 되는 인력이 국경통제에 나선 것을 치안 약화의 근거로 들었다.

사건 당일 연방경찰과 주경찰의 치안 관할을 두고도 논란이 따른다.

루퍼트 숄츠 헌법재판관은 rp-온라인을 통해 데메지에르 내무장관이 지역 경찰을 비난한 데 대해 "(중앙)역 치안 책임은 연방경찰, 주변은 주경찰 몫"이라면서 경계의 모호함을 지적했다.

◇ 만연한 세밑 성폭력, 이민자 주목 = 타게스슈피겔은 쾰른 사건처럼 집단범죄의 성격을 보이지는 않지만, 한 해의 마지막 날 밤새 성폭력 피해는 수도 베를린에서도 (최소한) 6건이 신고됐다고 소개했다. 티어가르텐 주변 등 범행 장소도 시내 중심가였다.

대중지 빌트도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성폭력 가해자 2명이 붙잡혔다면서 이들은 이라크와 파키스탄 출신 남성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한 슈투트가르트에서 신년 첫날 0시 30분께 20세 이라크인 남성이 15세, 18세 여성 2명에게 성폭력을 가해 체포됐다고도 전했다. 한 여경이 성희롱을 당한 사실도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이들 사건의 실상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며, 이번 쾰른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 등 관계 당국의 은폐 시도와 소극적 대응을 겨냥했다.

쾰른 사건이 부각되면서 덩달아 피해 신고가 급증한 함부르크에선 이미 적어도 39건 이상이 성폭력 사례로 접수됐고,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아랍계 악센트의 엉성한 영어를 쓰는 북아프리카계 남성이 가해자로 지목된 성폭력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이날 현재, 쾰른 집단 성폭력 피해 신고는 121건을 넘었고 현지 경찰은 용의자 16명을 지목하고 녹화 영상 등과 대조하면서 신분을 확인하고 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이들 사건에서 보듯 이민자 배경을 가진 이들이 가해자로 다수 등장하면서, 난민이 몰리는 독일사회의 난민 반대 정서 이슈는 이미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덧붙여 폭력적인 폭죽 발사 등 세밑의 무분별한 일탈 문화도 이번 성폭력 사건에 맞물려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독일은 이번에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난민들이 전쟁의 트라우마를 느낄까 봐 폭죽 축제를 금지하는 등 신선한 흐름이 있었으나, 여전히 전쟁 굉음 같은 무차별 폭죽 터뜨리기와 길거리 술판으로 새해를 맞았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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