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서울 데이터센터' 문열었다

이선희 2016. 1. 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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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 '1000분의 1초' 속도로 데이터 처리앞으로 클라우드 사용하지 않는 회사 없을것MS·IBM은 우리 노하우 결코 못 따라잡아

■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 사장 인터뷰

앤디 재시 AWS 글로벌 총괄 사장이 지난 6일 한국 데이터센터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AWS]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AWS)가 7일 서울에서 데이터센터 가동을 시작했다. AWS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회사 아마존닷컴 클라우드사업 부문으로, 연간 매출액이 80억달러에 달한다. 이날 데이터센터 가동에 앞서 지난 6일 서울 역삼동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에서 앤디 재시 AWS 글로벌 총괄사장(47)을 만났다. 현재 아마존 핵심 수익 사업으로 자리 잡은 AWS를 구상하고 실현시킨 주인공이다.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 후계자로도 거론된다.

재시 사장은 한국 데이터센터 가동을 시작으로 국내 정보기술(IT)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직간접적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한국은 인터넷 속도가 빠르고 숙련된 IT 인재가 많은 IT 강국"이라며 "혁신적이고 열정적인 한국 기업들과 협업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한국 파트너들 요청에 부합하기 위해 아시아에서 5번째, 전 세계 12번째로 서울에 '리전(Region)'을 설립했다"면서 "앞으로 한국 고객사들은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WS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기반이 되는 데이터센터를 '리전'이라고 부른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 강점은 무엇인가.

▷기존 서버 증축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는 고객이 요청하면 수천 개 서버라고 해도 단 수분 만에 제공한다. 이런 속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혁신을 원하는 기업은 아이디어를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방식은 기간, 비용 측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지 않는 회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해 700개 이상 서비스를 출시했다.

▷AWS는 고객이 요청하면 무조건 한다는 게 원칙이다. 큰 조직은 혁신에 신속히 대처하는 게 어렵다. 우리는 팀제로 운영하면서 해당 파트 문제점을 재빠르게 해결하려고 한다. 모든 팀원이 책임감과 전권을 갖고 일한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후발 업체 추격이 거세다. 그런 와중에도 AWS는 매년 78%씩 성장하고 있다.

▷AWS는 경쟁 업체들보다 7년 앞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개발과 발전을 반복했으며 그 경험이 압축돼 있다. 우리가 시스템을 운영하는 노하우를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AWS는 자사 전력의 100%를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로 쓰겠다고 공언했다. 한국에도 적용되는가.

▷우리는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100%로 끌어올리는 것은 장기적인 목표다. 2016년에는 25%에서 40%까지 향상할 계획이다. 이 룰은 모든 지역에 적용되며 중국에서도 재생에너지로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서울 '리전'은 어떤 형태로 운영되는가.

▷7일 오전 11시부터 가동을 시작한다. 서울의 두 곳에서 나뉘어 운영된다. 보안상 장소는 말할 수 없다. 한쪽에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쪽이 전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됐다. 보안성과 데이터 가용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삼성, 아모레퍼시픽, 넥슨 등 한국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인상적인 회사는.

▷게임 회사들이 기억난다. 한국 톱10 게임사는 모두 AWS를 이용한다. 그들이 급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놀랐다. 굉장히 혁신적이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

―데이터센터 구축 이후 한국에 대한 투자가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렇다. 'AWS 액티베이트'라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벤처기업에 부담 없는 가격으로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 대학에서 정보기술(IT)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실험할 때 AWS를 이용하도록 지원하는 'AWS 에듀케이트'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해 시작해 연세대, 서강대 등에서 진행했는데 앞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다.

―제프 베저스의 '기술적 조력자'로 알고 있다. 지금도 가장 신뢰하는 파트너라고 하는데.

▷제프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언제나 '안될 게 뭐냐'며 도전한다. 그러다보면 명석하고 창의적인 사람을 만나게 된다. 아마존의 성공 비결이기도 하다. 많은 리더가 '노(NO)'를 말하지만 제프는 '예스(YES)'를 말한다. 나도 이 같은 자세를 지향하고 있다.

―전형적인 경영학도(그는 하버드대 MBA 출신이다)로서 IT 기업을 이끌고 있다.

▷처음 아마존 기술파트를 맡았을 때 '이런 걸 물어보면 바보 같겠지' 싶어 몰라도 물어보지 않고 판단을 주저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업무가 지연되더라. 그 뒤로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술자가 아닌 사람이 명백한 오류를 발견할 때도 있다. 관행적인 사안에 대해 "이건 왜 안되는데?"라고 물었고 그런 태도가 혁신적인 솔루션을 만들었다.

■ 아마존웹서비스는 어떤 회사
놀리던 서버 사업화해 연매출 9조…CIA도 고객

2006년 설립된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설립 10년도 안돼 매출 80억달러(2015년 기준)를 올린 혁신 기업으로 꼽힌다. 현재 190개국에서 고객사 100만개를 둔 클라우드 분야 전 세계 1위 업체다.

미국 정보기술(IT) 분야 리서치 전문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AWS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력은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하위 14개 업체를 다 합친 것의 10배 정도로 평가받는다. 그만큼 독보적이다.

AWS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회사 아마존닷컴에서 태동했다. 전자상거래가 핵심이었던 아마존은 2000년대 초 서버 관리에 골몰했다. 주문 폭주로 몇 차례 서버 다운을 경험한 아마존은 크리스마스 연휴 등 쇼핑 시즌에 대비해 서버를 대폭 확충했다. 그런데 평소 한산해 데이터 관리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문제였다. 또 아마존 입점 업체들의 인터넷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웹 운영과 프로그램 관리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이 같은 경험이 쌓여 아마존 내부 구성원들은 방대한 규모의 인프라스트럭처와 데이터센터 운영 핵심 역량을 구축하게 됐다.

2003년 '아마존이 보유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다른 사업체들과 공유하자'는 내용의 메모가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에 보고했다. 이 구상이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의 시작이었다. 이사회가 아이디어를 승인했고, 아마존 음악 서비스 부문에서 일하고 있던 앤디 재시의 책임 아래 3년간 준비 끝에 AWS가 시작됐다.

이 구상이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의 시작이었다. 이사회가 그의 아이디어를 승인했고 3년간 준비 끝에 AWS가 시작됐다.

AWS는 전통적인 하드웨어 기반 산업에 변혁을 가져왔다. '쓴 만큼 낸다'는 모토로 데이터 처리 비용만큼 과금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초창기에는 벤처기업 등 작은 회사 중심으로 고객사를 늘려갔다. 이 중 드롭박스, 에어비앤비가 급성장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틀릭스, 보안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중앙정보국(CIA)이나 미항공우주국(NASA) 등 정부기관도 고객이 되면서 명성을 높였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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