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차' 니퍼트, '30만달러 외인'에서 '프랜차이즈'로

2016. 1.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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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35)의 호쾌한 투구를 올 시즌에도 볼 수 있게 됐다.
 
두산은 6일 "우완 정통파 투수인 니퍼트와 연봉 120만 달러(약 14억원)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50만달러에서 30만달러 삭감된 금액에 계약을 했지만 니퍼트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뛴 최장수 외국인 선수가 됐다.
 
▲ 2011년, 두산과 ‘30만달러’ 외인 니퍼트와의 시작된 인연
 
2011년 1월 12일. 두산은 "메이저리그 출신인 우완투수 니퍼트와 총액 30만달러(계약금 10만달러, 연봉 2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당시 두산은 니퍼트에 대해 "203cm의 장신 투수로 ML 통산 14승을 거둔 우완 정통파 투수다. 2미터가 넘는 큰 키에서 내리꽂는 최고 150km/h의 직구가 위력적이고 체인지업과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도 구사한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니퍼트는 개막전 선발로 낙점 받았고, LG를 상대로 5이닝동안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이후 니퍼트는 2014시즌까지 모두 개막전 선발로 나섰고, 꾸준히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니퍼트가 5시즌 동안 기록한 성적은 127경기에 출장해 58승 32패 평균자책점 3.47.

 
▲순탄치 않은 재계약
 
2015년은 니퍼트에게 있어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시간이었다. 시즌 시작 전 당연히 니퍼트는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듯 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골반 통증이 찾아왔고,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에도 니퍼트의 활약은 전과 같지 않았다. 오른쪽 어깨에 충돌 증후군이 왔고, 오른쪽 서혜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20경기에 나선 니퍼트는 6승 5패 5.10의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시즌 성적으로만 봤을 때 두산과 니퍼트는 조금씩 이별을 준비하는 듯 했다. 그러나 반전이 찾아왔다. 부상을 털고 시즌 후반 조금씩 자신의 구위를 찾은 니퍼트는 포스트시즌 4경기에 나와 3승 무패 0.6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시즌을 3위로 마감하면서 준플레이오프부터 준비한 두산으로서는 니퍼트의 완벽 부활이 큰 힘이 됐고, 결국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감동을 누리기도 했다.
 
시즌 막판 기대를 높인 만큼 니퍼트와 두산은 ‘잔류’라는 큰 틀에는 일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연봉 협상에서 두산은 정규시즌의 부진으로 삭감된 금액을 제시했고, 니퍼트는 한국 시리즈 우승을 들며 최소 동결을 바랐다. 그러나 두산은 삭감 요인에 대해서 설명을 했고, 니퍼트 역시 이 부분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결국 두산과 니퍼트는 6년 째 한솥밥을 먹게 됐다.
 

▲ 두산-니퍼트 모두 최상의 시나리오
 
두산은 니퍼트를 잡으면서 외국인 투수 구상을 모두 마쳤다. 비록 지난해 정규 시즌 좋은 활약을 남기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 보여줬던 모습을 다가오는 시즌에도 보여준다면 두산의 2연패에도 '청신호'가 들어오게 된다.

실력뿐만 아니다. 니퍼트는 평소 철저한 자기관리를 할뿐만 아니라 자신이 마운드에 오를 때면 이닝이 끝날 때마다 더그아웃 앞에서 야수들 한 명 한 명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내는 등 남다른 인품으로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이 뿐아니다. 경기 장 밖에서도 니퍼트의 행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니퍼트는 2013년부터 사비를 털어 소외 계층, 다문화 아이들을 야구장에 초대하는 등 선행을 이어왔다. 지난해 역시 재활로 힘든 시간을 가운데 꾸준히 초청 행사 및 기부 활동만큼은 계속됐다. 또한 지난달 6일에는 개인 일정도 변경해가면서 '2015 희망더하기 자선 야구대회'에 참가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니퍼트 역시 한국 잔류가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니퍼트는 1월 중순 한국인 여성과 결혼을 한다. 그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고, 잔류 의지도 강했다. 결국 처음 협상에서도 한 발 물러서면서 30만 달러의 삭감액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여전히 에스밀 로저스(한화, 190만달러), 헥터 노에스(KIA, 170만달러), 에릭 테임즈(NC, 150만달러)의 뒤를 잇는 고연봉 외국인 선수에 대열에 포함돼 있다.

▲ KBO리그 '최장수 외인'도 보인다
 
6년 째 두산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니퍼트는 두산 역사상 최장수 외국인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타이론 우즈(47)다. 

이와 더불어 니퍼트는 KBO리그 중 현역으로 뛰고 있는 최장수 외인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크리스 옥스프링(39,롯데)과 함께 KBO리그 5년 차 시즌을 보냈지만 옥스프링이 올해부터는 선수가 아닌 코치로 나서기 때문에 이제 현역 외인 최장수 타이틀은 니퍼트의 몫이 됐다. 6년 차 외국인 선수로는 틸슨 브리또(2000~2005), 다니엘 리오스(2002~2007), 브랜든 나이트(2009~2014)가 있다.

여기에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 내년에도 KBO리그에 남는다면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총 7시즌을 한화에서 뛰었던 제이 데이비스(47)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여전히 강력한 구위를 갖추고 있고, 해를 거듭할수록 경험도 쌓였다. 철저한 자기관리가 최대 장점인 만큼 시즌 말 보여줬던 활약이 정규시즌에 이어진다면 니퍼트와의 인연을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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