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아도 너무 닮은 고구려 수렵도와 선비족 무덤벽화
◆ 김석동의 실크로드 대장정 ① ◆
초원길은 스키타이를 비롯한 흉노·선비·돌궐·몽골 등 북방 기마유목민 삶의 터전이었다. '흉노(匈奴)' 기마군단은 기원전 3세기 말 몽골고원을 통일하고 최초의 스텝 제국을 세웠다. '두만'과 그의 아들 '묵특' 시대에 세계사 전면에 등장한 흉노제국은 기마군단 특유의 가공할 전투력을 발휘하면서 단시간에 몽골고원·북중국·중앙아시아 등에 걸쳐 600만㎢가 넘는 초강대국을 건설했다.
흉노제국은 분열돼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다. 이후 300년이 지난 4세기께 홀연히 '훈 제국'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해 유럽 중심부를 강타한다. 훈 기병은 유럽을 초토화시켜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을 촉발하는 등 세계사를 뒤흔들었다. 이렇게 흉노는 초원제국의 전형이 됐고, 이후 수많은 초원제국이 역사에 등장한다.
그런데 흉노와 한민족 고대역사 간 관계가 범상치 않다. 중국은 흉노를 호(胡), 고조선·선비 등을 동호(東胡)라 불렀다.
흉노에 이어 등장한 기마군단 '선비(鮮卑)'는 시라무렌강(네이멍구 자치구 동부를 흐르는 강)에서 일어나 몽골고원과 만주의 경계를 이루는 대싱안링 산맥에서 목축과 수렵을 하던 유목 민족이다. 흉노의 지배를 받다 156년 영걸 '단석괴'가 등장해 몽골고원·바이칼호·만주·오르도스 일대에 걸쳐 500만㎢에 가까운 대제국을 건설한다. 그러나 단석괴 사후 다시 분열돼 네이멍구 지역에 흩어진 선비는 여러 부족으로 나뉘어 후일을 기약한다.
선비족과 한민족의 관계도 예사롭지 않다. 선비족 발원지 시라무렌강은 훙산문화 지역을 흐르는 강으로 요하와 이어져 고조선 중심부를 관통하며 흐른다. 네이멍구 접경 조양의 선비족 무덤 벽화는 고구려 무용총 수렵도와 너무 흡사하다.
고조선은 선비족 연나라와 대치했고, 고구려는 선비족 모용황과 서북방을 경계로 싸웠으며, 이후 선비족의 수나라, 당나라와 국운을 건 대전쟁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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