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소녀 & 빨간가방 여고생..세상을 밝힌 10대들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5. 12. 3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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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진짜 국민 여동생들이 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혜신 (심폐소생술로 할머니 살린 학생), 김영희 (도로로 뛰어든 빨간가방 학생)

‘김현정의 뉴스쇼’ 2015년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입니다. 이번 주 이 시간은 2015년 우리가 다시 보고 싶었던 장면들을 떠올려보는 <특집, 올해의 장면>으로 이어가고 있는데요. 오늘이 어느덧 마지막 시간이네요.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수많은 장면들 가운데 어떤 장면을 마지막 시간에 고를까 저희가 고민을 많이 하다가, 골치 아픈 뉴스들 사이에서도 우리를 웃게 했던 두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여고생 2명인데요. 한 명은 지하철에서 갑자기 쓰러진 할머님을 심폐소생술로 구해낸 여고생이고. 다른 한 명은 도로 한복판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뺑소니 당할 뻔한 구해낸 빨간 가방의 용감한 여학생입니다. 불러보죠. 먼저 지하철에서 할머님을 구한 분이에요. 윤혜신 양 안녕하세요.

◆ 윤혜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가 지난 2월에 만났는데. 거의 1년 만이에요. 잘 지내셨어요?

◆ 윤혜신> 네, 잘 지내고 있었어요. (웃음)

◇ 김현정> 그때 고3 막 시작할 때였는데. 수능 잘 봤습니까?

◆ 윤혜신> 수능은 잘 마무리한 것 같고요. 이제 대학교 입학날 기다리고 있어요.

◇ 김현정> 합격했어요?

◆ 윤혜신> 네. (웃음)

◇ 김현정> 어디에?

◆ 윤혜신> 저는 진주에 국립대학교 합격해서 지금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원하는 과 갔습니까?

◆ 윤혜신> 영어영문학과 갔습니다.

◇ 김현정> (웃음) 축하드립니다. 복받으셨네요.

◆ 윤혜신> (웃음) 감사합니다.

도로로 뛰어든 빨간가방 김영희 양(사진=부산경찰청 페이스북)

◇ 김현정> (웃음) 윤혜신 양이 있고 또 한 명은 도로 한복판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뺑소니 당할 뻔한 그 위험에 처한 버스기사님을 구해낸 소녀예요. 그때 ‘빨간 가방’을 메고 있어서 빨간 가방 여고생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그 소녀, 김영희 양도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영희 양, 나와 계세요?

◆ 김영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그때 메고 다니던 빨간 가방은 아직도 메고 다니고요.

◆ 김영희> 네.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래요, 신기하게도 두 여학생이 다 부산에 사는 여고생들이에요. 두 분 한번 인사 나누시겠어요?

◆ 윤혜신> 안녕하세요.

◆ 김영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웃음) 누가 언니죠? 혜신 양이 언니네요.

◆ 윤혜신> 제가 언니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서로가 서로의 과거 소식을 알고 있습니까?

◆ 윤혜신> 들어본 것 같아요.

◆ 김영희> 저도 들어본 것 같아요.

◇ 김현정> (웃음) 둘 다 워낙 전국구 스타가 된 여고생들이라서. 혜신 양,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 떠올려보면 지금도 생생하시죠?

◆ 윤혜신> 네, 생생하고. 그때 일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아마 가물가물한 분들 계실지 모르니까 그 당시 상황을 직접 전해 주시겠어요?

◆ 윤혜신> 제가 그때 친구랑 지하철을 타고 있었는데, 환승하던 중에 어떤 분이 쓰러져 계셨고 한 할아버지께서 안고 계셨어요. 그런데 주위 분들이 전부 다 혈압이나 당뇨로 잠깐 의식을 잃었다고 말씀하시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할아버지께서 인공호흡 하시는 제스쳐를 취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바로 가서, 심폐소생술을 하자고 말씀을 드리고 시행을 했더니 할머니께서 깨어나셨어요.

◇ 김현정> 심폐소생술을, 여고생이 직접 할머니한테 해서 깨어나신 거예요. 인공호흡을 하려고 쳐도 다른 어른들도 많이 있는데. 굳이 여고생이. 이거 내가 나서서 인공호흡 해 드려야겠구나라고 결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은데.

◆ 윤혜신> 그런데 저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그 할아버지께서 인공호흡, 하시자마자 그냥 제가 갔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다른 거 여러 가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조건 달려간 거네요.

◆ 윤혜신> 그랬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참, 기특합니다. 그 시간에 이것저것 잴 수도 있고, 내가 알지도 못하는, 친할머니도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그냥 생명을 살려야 된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달려갔었네요. 영희 양. 영희 양은 어때요?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바로 인공호흡하러 달려갈 수 있었을까요?

◆ 김영희> 망설였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웃음) 망설였을 것 같아요. 그런데 영희 양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혜신 양 못지않게 정말 용감한 소녀인 것이 지난 4월이었죠, 우리 영희 양은? 차들이 쌩쌩 달리는 거리로 뛰어들었었어요. 당시에 어떤 상황을 보고 그렇게 달려들었죠?

◆ 김영희> 저는 알바 마치고 집 가려고. 지하철 타러 가려고 하는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가봤는데 젊은 어떤 분이랑 한 50대 아저씨랑 도로 한복판에서 싸우고 계신 거예요.

◇ 김현정> 싸우고 계셨어요? 두 남성분이.

◆ 김영희> 어떤 젊은 남성분이 차에 타려하고, 버스 기사분이 앞을 막았거든요, 못 가게. 그런데 차가 움직이는 거예요. 앞에 사람 있는데. 그다가 조금 움직이면 머리를 박으셨거든요, 그 버스기사분이. 그래서 제가 놀라서... 큰일 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가서 차 오는 거 막고 대기하고 있다가... 가서 말렸던 일이에요.

◇ 김현정> 이러다가는 저 차가 움직이고 저 운전기사 아저씨도 다른 차에 치어서 어떻게 되시겠구나 싶어서 그냥 달려간 거예요, 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 김영희> 네.

심폐소생술로 할머니를 살린 윤혜신 양(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그 당시에 영희 양은 망설이지 않고 그냥 달려가셨어요?

◆ 김영희> 진짜 제가 사고 당하는 그런 모습을 못 보거든요, 진짜. 저도 그냥 진짜 모르게 나갔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냥, 우리 영희 양도 자동으로. 본능적으로. 이것저것 생각한 것 아니고요.

◆ 김영희> 네.

◇ 김현정> 사실은 본인이 가다가 다칠 수도 있는데 그것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 김영희> 그런 생각이 없었어요. 사고 당한 걸 보기 싫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잘했습니다, 영희 양. 무슨 알바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 김영희> 서빙. 피자집이요.

◇ 김현정> (웃음) 장하네요. 일하고 피곤했을 텐데. 두 여학생, 장한 여학생입니다. 두 여학생의 공통점은 들으신 것처럼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는 건데... 혜신 양, 심폐소생술로 우리 혜신 양이 구한 할머님 잘 지내세요? 혹시 아세요?

◆ 윤혜신> 꾸준하게 명절 때나, 생각날 때 연락드려서. 저번에는 친구, 그때 옆에 제 친구도 있었거든요. 같이 밥도 먹고 할머니 댁도 가서 다과도 많이 먹고 그렇게 했었어요.

◇ 김현정> 참 보기 좋습니다. 영희 양은 혹시 그 버스기사님하고 연락해 보셨어요?

◆ 김영희> 저번에 그 일이 일어나고 나서, 연락 오셔서 아직 입원 중이셔서 퇴원하시면 이제 밥 한 끼 먹자고 했었었는데. 그 뒤로 연락이 없으세요. (웃음)

◇ 김현정> 혹시 버스기사님이 듣고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운전하시면서. 혹시 하고 싶은 한마디 있을까요?

◆ 김영희> 그러니까... 알고 보니까 그 차가 음주운전인 줄 알고 그러신 거더라고요.

◇ 김현정> 제재하려고.

◆ 김영희> 그런데 그렇게 잡고 하신 건 좋은데, 자기 몸 사려가면서.

◇ 김현정> 아무리 정의감도 좋지만, 몸 사려가면서 건강 지켜가면서 운전하세요, 기사님. 이런 말 하셨어요. (웃음) 참 많은 어른들이 우리 두 여고생의 용기에 감탄하고 위로도 받고 힘도 얻고 그랬습니다. 내년도 왠지 힘차게 용기내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데. 혜신 양, 영희 양.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는 꿈도 찾고 그 꿈을 꼭 이룰 수 있는 한 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윤혜신> 네. 감사합니다. (웃음)

◆ 김영희>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유명한 여자 아이돌스타 보면 국민여동생 이런 말 하는데. 저는 이 두 분한테, 이 두 학생에게 국민여동생이라는 별명을 붙여드리고 싶네요. 두 분 언제까지나 그렇게 예쁘게 아름답게 성장하셔야 됩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윤혜신> 감사합니다.

◆ 김영희> 고맙습니다.

◇ 김현정> 목소리만 듣고 있어도 든든해지네요. 심폐소생술의 소녀 윤혜신, 빨간 가방 소녀 김영희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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