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을 단련하면 혈관 나이 젊어진다

2015. 12. 3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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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서 같이 늙어가더라도 혈관 나이는 관리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겉으로는 비슷해보여도 속사정은 같지 않다는 말이다. 국내 굴지의 화학회사에 다니는 박명식(55) 상무는 얼마 전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큰 충격을 받았다. 건강에 관한한 80세까지는 끄떡없을 것 같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혈관 중에서도 특히 동맥은 나이 들면 탄력을 잃고 딱딱해진다. 흔히 ‘동맥경화’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비만이 있을 경우 생길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흡연, 스트레스, 운동부족,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 등이 추가되면 진행속도가 빨라진다. 동맥경화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경색과 같은 위험한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LDS(저비중 리포단백) 콜레스테롤은 산화하여 동맥벽에 달라붙어 끈적끈적한 죽종(粥腫:경화하고 있는 동맥 중의 지방침착)을 만들어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게다가 이 죽종이 부서지면 그 곳으로 혈소판이 응집하여 피의 덩어리인 혈전(血栓)을 만들어 혈관이 좁아진다. 또 혈전이 벗겨져 다른 부위로 이동하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다리 괴저(壞疽:기와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신체 일부가 괴사하는 것)의 원인이 된다.
혈관은, 외막․중막․내막의 3층 구조로 되어 있다. 외막은 혈관을 보호하고, 중막은 탄력성 있는 평활근(平滑筋)이나 콜라겐, 엘라스틴(탄성섬유로 구성된 경단백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막은 내피세포로 만들어져 혈관의 젊음을 유지하기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피세포는 일산화질소와 혈관의 탄력을 유지하는 물질인 프로스타사이클린을 분비하여 혈관벽의 긴장을 해소하고 혈관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또 프로스타사이클린은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고 혈관을 넓혀 피가 잘 흐르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을 젊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관내피세포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다음 4가지를 들 수 있다.
①혈관내피세포에 도움이 되는 식생활을 한다.
②적당한 유산소운동을 한다.
③흡연이나 폭음폭식을 삼가고, 스트레스가 적은 생활을 한다.
④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으면 즉시 치료를 받는다.
혈관내피세포에 좋은 식품으로는 정어리․꽁치․전갱이 등 등 푸른 생선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생선은 혈전 형성을 예방하는 EPA(에이코사펜타이노酸)과, LDL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을 줄여주는 DHA(도쿄사헥사엔酸)을 함유하고 있다. 두부나 청국장, 낫토(콩을 발효시킨 일본음식)등 양질의 단백질을 함유하는 콩 제품도 추천할 만 하다. 이들은 LDL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방지하고, 혈관 벽에 죽종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식물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물섬유에는, 수용성(水溶性)과 불용성(不溶性)이 있다.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의 해조류나 한천은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산화나 죽종의 염증을 억제한다. 불용성의 야채 그 중에서도 우엉이나 버섯류는 음식물의 흡수를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에 혈당치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녹황색 야채에는 카로틴이나 리코핀, 폴리페놀 등 항산화작용을 하는 색소를 함유하고 있어 체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함으로써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야채나 과일에 포함되어 있는 칼륨에는 과잉 섭취한 염분이나 나트륨을 배설하고, 혈압을 내려 직접 혈관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이처럼 혈관에 좋은 식품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서구식 식단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식단이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우리 전통식은 나트륨의 과잉 섭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소금에 절인 젓갈류를 좋아하는 사람은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젊고 탄력 있는 혈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간장, 된장, 소금의 양을 줄여 싱겁게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혈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이 꼭 필요하다. 걷기나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혈류를 촉진하여 일산화질소나 프로스타사이클린의 분비를 촉진하여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일상의 생활습관에 유의하면 혈관 나이를 젊게 유지할 수 있다. 또 각종 생활습관병이나 메타볼릭신드롬(내장지방증후군)을 예방할 수도 있다.
몸을 차게 하는 것은 혈관 건강에 좋지 않다. 몸이 차가워지면 평균 체온 36.5도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던 체내의 모든 화학반응(대사)이 억제되므로 불연소 물질이 남아 혈액을 더럽히게 된다. 영어단어 'cold'는 ‘차갑다’는 뜻 외에 ‘감기’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 2가지 뜻에는 연관성이 있다. 체온저하로 억제된 몸의 대사를 되돌려놓기 위해 감기가 들면 발열하는 것이다. 자연요법전문가인 이사하라 유우미(石原結実)박사는 “감기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나 세균은 본래 노폐물의 연소나 소각을 위해 체내에 침입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나쁜 존재로만 볼 것은 아니다”는 주장을 한다. 이시하라 박사는 감기에 걸렸을 때 해열제나 항생물질을 사용하여 병원균을 죽이거나, 발열반응을 억제하는 서양의학의 접근법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방에서는 감기를 ‘몸이 차가워지는 것’으로 보고 갈근탕을 주로 처방한다. 갈근탕에는 칡뿌리, 마황(麻黃), 생강, 작약, 감초 등 몸을 데워 발한(發汗)을 촉진하고, 노페물을 배설하여 치료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 데운 술에 계란 노른자를 타서 마시게 하거나, 생강탕을 끓여 먹이는 민간요법도 일리가 있는 방법이라는 게 이시하라 박사의 주장이다. 서양에도 따뜻한 물에 위스키를 넣고 레몬즙을 추가하는 비슷한 민간요법이 존재한다.
“사람은 혈관과 함께 늙어간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혈관이 좁아져 전신의 세포나 기관에 충분한 영양이나 산소, 면역물질이 전달되지 못하면 노화가 진행되어 병이 생기게 된다. 요즘 중년 남녀가 얼굴 주름을 펴는 성형수술을 많이 하는데, 그런 외형적인 노력만으로 젊음을 되찾을 수는 없다. 겉으로만 젊어 보일 뿐이다. 그보다는 혈관의 노화를 막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근육을 단련하는 것도 건강한 혈액을 유지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 근육 단련에 의해 근섬유가 커지면 그 속에 흐르는 모세혈관의 수도 늘어나게 된다. 반대로 근육이 쇠퇴하면 모세혈관의 수도 줄어든다. 특히 하반신 근육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체온 가운데 40% 이상은 근육에서 발생하며, 그 근육의 70% 이상이 하반신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젊을 때는 하반신의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고, 그 속에 흐르는 모세혈관의 양도 많기 때문에 하반신에 상당히 많은 혈액이 공급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하반신 근육이 감소하면 모세혈관의 양도 줄어들어 혈액은 상반신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상반신에 있는 팔뚝에서 혈압을 재기 때문에 혈압도 상승하는 것이다. 즉, 고령자의 고혈압은 하반신 근육의 질과 양이 떨어지는 데 원인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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