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자고 활기차게 술·담배는 저 멀리 휙∼ 그것이 바로 치매 예방주사
내년부터 치매환자 가족이 전문의와 상담할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치매가 의심될 때 최대 40만원을 내야 정밀검진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약 8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3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이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목표는 ‘치매환자와 가족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지역사회 구현’이다.
‘정신(-mens)이 사라진(de-) 상태(tia)’라는 치매(dementia)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치매 환자는 사소한 일상을 기억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인지 및 지적 능력도 상실하게 된다.
치매 예방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김철수 대표원장은 최근 저서 ‘나는 치매랑 친구로 산다’(공감)에서 “늦어도 노화가 본격화되는 40대 중반부터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답을 내놨다. 나이가 들수록 하루하루 소멸하는 뇌세포 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창 일할 나이인 40, 50대 중년층이 치매를 왜 걱정하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게 김 원장의 지적. 새 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가 비(非) 포장도로를 달리면 흔적이 타이어에 상처로 남듯 우리의 뇌도 오래 사용하면 생채기가 남는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 과음, 흡연, 머리에 가해진 물리적 충격, 과도한 게임 몰입,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리듬, 과식 습관으로 뇌는 수시로 골탕을 먹는다. 그러면 뇌도 일찍 병든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는 “몸 건강을 지키려고 예방주사를 맞는 것처럼 건강한 생활습관을 길들이고 실천할 때 뇌 건강이 유지되고 치매 예방도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를 몰 때 험한 길을 다니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잘 관리하면 더 오래 쓸 수 있듯 우리의 뇌도 단련하고 가꾸기에 따라 건강수명을 연장하고 치매가 오는 것도 저지할 수 있다.
건망증이 빈번하다, 감정이 무뎌진다, 예술적 촉이 감소한다, 용기를 내 도전하기가 점점 두려워진다, 새 친구를 만나는 것이 부담스럽다, 기억력 저하로 뭔가를 자주 잊는다, 괜히 화를 잘 낸다….
모두 뇌세포가 감소하고 퇴행하는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상 신호다. 자신에게 지금 이런 신호가 나타난다고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뇌가 약해지고 있다는 경고 사인이 맞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치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까닭이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지 않고 잘 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순환이 순조로워야 혈관성 치매뿐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매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뇌활동에 필요한 영양, 산소, 항산화성분은 혈액을 통해 보급된다.
몸속에 활성산소와 노폐물이 쌓이지 않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려면 잘 먹고, 잘 자고, 열심히 운동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 더불어 뇌에 직접 독이 되는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일기를 쓰며 하루 일과를 기억하고 반성하는 것이 좋다.
머리와 몸을 함께 사용하는 동작이나 운동도 뇌 단련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손뼉 치기, 사회봉사활동, 당구, 볼링, 퍼즐 맞추기, 저글링, 오감을 자극하는 것,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다. 평소 조리 있게 말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며 다른 사람과 잘 소통하는 것도 좋다.
외국어 공부, 기능적으로 뭔가를 익히는 것, 새로운 춤이나 노래를 배우는 것도 두뇌운동이 된다. 도전이 뇌에 활력을 주고 적당한 긴장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디지털 기기 사용은 되도록 자제하는 게 좋다. 김철수 원장은 “생각을 깊게 하고, 기억창고에 잘 입력하고, 오래 저장해 기억의 회복력을 유지하려면 일상생활에서 휴대전화, 인터넷, 내비게이션, TV 등 디지털기기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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