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우리도 응팔에 좀 내주세요"

함정선 2015. 12. 28. 08: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최근 금요일과 토요일 밤이면 라면이나 스낵, 치킨, 짜장면 등 야식이 당긴다는 사람들의 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채우고 있다.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라면을 끓여 먹고 치킨과 짜장면을 시켜 먹는 장면이 시청자들의 입맛까지 자극하고 있는 것.

덕분에 식음료 업계에도 ‘응팔 앓이’가 계속되고 있다. 드라마의 시청률이 26일 방송 기준 최고 18%를 넘어서며 8주나 동 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드라마에 소개되는 제품들이 화제가 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미 여러 식품회사가 드라마에 간접광고(PPL)를 제공하고 있고, 그렇지 못한 기업들도 드라마에 제품을 노출할 ‘틈’이 없을까, 어떻게 하면 드라마에 브랜드를 넣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응답하라 1988에 노출된 제품들의 시장 판매 성적도 좋다. 하이트진로(000080)는 드라마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맥주 ‘크라운’의 한정판을 보름 만에 모두 팔아치웠다. 22년 만에 다시 등장한 술임에도 응답하라 1988의 인기 덕분에 젊은 층의 관심까지 끈 덕분이다.

드라마 속 유일한 어린아이인 진주가 즐겨 마시는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는 방송이 시작된 후 매출이 방송 이전보다 10% 넘게 증가했다. 드라마의 메인 스폰서인 롯데제과(004990)는 연일 함박웃음이다. ‘가나초콜릿’을 비롯해 ‘빼빼로’ 등 다양한 제품들이 노출되며 판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PPL에 제품 판매 증가가 이어지자 이미 여러 식품회사가 남은 방송 중 제품을 노출할 방법이 없을까를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나섰다.

CJ제일제당(097950)은 캔 햄 ‘스팸’을 PPL 성공하며 스팸 판매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PPL 덕분에 스팸은 등장인물인 정봉(안재홍)이 절에서 돌아와 가족들 몰래 방에서 햄을 먹는 장면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당시 돌려 따는 스팸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드라마 제작진과 함께 국내외 수소문을 거쳐 덴마크에서 제품을 직접 공수하기까지 했다.

한편에서는 이미 단종된 제품이 등장해 아쉬워한 식품업체도 있다는 후문이다. 드라마에서는 빙그레의 ‘우리집 라면’, 롯데의 ‘이따리아노’ 아이스크림 등 단종된 브랜드가 나온 바 있다. 반대로 PPL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제품이 등장해 의도치 않은 광고 효과를 누린 기업들도 있다. 해태제과는 PPL을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부라보콘’의 당시 광고가 등장했고, 농심은 첫 화부터 등장한 ‘새우깡’ 모습에 남몰래 웃음을 지었다.

업계에서는 응답하라 제작진이 언제 당시 제품의 포장 이미지 제공을 요청할까 기다리거나 드라마 제작진과 접촉을 시도하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맥주 포장 이미지를 요청한 제작진에 소주 이미지까지 제공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드라마 배경이 1989년인데, 1990년이나 1991년에 출시된 제품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드라마 제작진과 접촉하고 있다고 한다”며 “갈수록 시청률이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도 홍보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함정선 (mint@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