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 배신·심판·진실..朴대통령 2015년 '말·말·말'

유기림 기자 입력 2015. 12. 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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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정치,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바르게 역사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 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한 해 동안 각종 발언으로 국민의 주목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올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 등 회의 석상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 등 중점 추진 정책에 관해 분명한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국회법 개정안 파동을 기점으로 특유의 단순하고도 강렬한 어조로 '배신', '심판', '진실'을 화두 삼아 박 대통령의 대(對)국회 발언은 연일 강도가 더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래는 뉴스1이 선정한 '박 대통령 10대 말·말·말'이다.

◇'배신', '진실', '심판'…對국회 말의 전쟁

1. "정치적으로 선거 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정치 수준도 높아져서 진실이 무엇인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인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6월25일 제26회 국무회의)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과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이 함께 본회의를 통과하자 국회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이렇게 말했다. 동시에 "여당의 원내사령탑"으로 겨냥된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이후 13일 만에 의원총회 뜻에 따라 사퇴했다. 삼권분립을 바탕으로 하는 민주주의에 질문을 던진 초유의 사태였다.

2. "이제 국민 여러분께서도 국회가 진정 민생을 위하고 국민과 직결된 문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나서 주시고 앞으로 그렇게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1월10일 제48회 국무회의)

▶해당 발언은 우선 쟁점 법안 통과를 둘러싼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지난 6월 '배신의 정치 심판' 언급과 맞물려 '총선 심판론'으로 해석되기도 해 야당에서도 비판의 표적이 됐다. 이는 이후 여당 내에서 이른바 친박(親박근혜)을 넘어 진박(眞박근혜)이라는 조어를 만들어내며 총선 주자들의 '진박' 혹은 '진실' 마케팅에 불을 지폈다.

박 대통령은 개각 다음날인 지난 22일 제55회 영상 국무회의에서 교체 대상자인 국무위원을 일일이 거명해 감사를 표하며 또 다시 '진실한 사람'을 언급해 파장을 일으켰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옛말에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한결같은 이가 진실된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을 취하고 얻기 위해서 마음을 바꾸지 말고 일편단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라고 정의했다.

3. "만약 국회의 비협조로 노동개혁이 좌초된다면 역사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2월23일 2015년 핵심개혁 과제 점검회의)

▶박 대통령은 이 발언으로 정부·여당에서 추진 중이나 아직까지 국회 계류 돼 있는 노동개혁 5법의 조속한 처리를 강력하게 당부했다. 당초 언급한 '국회 심판론'을 넘어 '역사 심판론'으로 재차 국회 압박 수위를 높였다.

◇주목받은 각종 현안 발언

4. "대면 보고도 하고, 또 필요하면 독대도 하고 전화 통화도 하고, 이렇게 여러 가지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런 부분도 좀 더 이렇게 더 늘려가도록, 대면 보고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면 지금까지 했던 대면 보고를 조금 더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하겠습니다마는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1월12일 2015 박 대통령 신년 구상 기자회견)

▶박 대통령은 내각 간 소통과 관련해 장관들과 독대 또는 대면 보고를 늘릴 의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박 대통령은 "어떤 때는 대면 보고보다도 그냥 전화 한 통으로 빨리빨리 해야 될 때가 더 편리할 때가 있어요"라고 대면 보고가 소통의 전부는 아니라는 시각을 보였다. 연초엔 회의 때마다 티타임을 연이어 갖거나 수석비서관 회의 내용을 공개하는 등 달라진 소통 행보를 보이기도 했으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 당시 재차 대면 보고 논란에 휩싸였다.

5. "우리 경제를 생각하면 저는 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여러 노력이 필요하지만 지난번 부동산 3법도 작년에 어렵게 통과가 됐는데 비유를 하지만 퉁퉁 불어 터진 국수입니다." (2월23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박 대통령은 집권 3년차 경제 활성화에 대한 간절함을 표현하는 맥락에서 특유의 국민들에게 확 와닿는 표현으로 이렇게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불어 터지지 않고 좋은 상태에서 먹었다면 얼마나 힘이 났겠습니까"라며 관련 법안의 늑장 통과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등 남은 경제 활성화 법안들에 대한 박 대통령의 호소는 연초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6. "정부는 유가족 및 실종자 여러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로 탈바꿈시켜서 국민 한 분 한 분의 안전을 지켜주는 나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4월16일 세월호 1주기 팽목항 방문 당시 대국민 발표문)

▶세월호 참사 1주기 때 박 대통령은 11개월 만에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당초 박 대통령은 임시 분향소에서 헌화·분향하고 희생자 및 실종자 유가족들을 위로하려 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이 정부의 사고 진상 규명 관련 절차 등에 항의하는 뜻에서 분향소 문 앞에 탁자와 실종자 사진 패널을 놓고 팽목항을 떠나 계획은 불발됐다. 박 대통령은 같은 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만난 뒤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떠났다.

7.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는 것이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생각하면 참으로 무서운 일입니다." (11월10일 제48회 국무회의)

▶이 발언은 국민을 상대로 '자긍심'과 '자부심'을 내세워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설득하는 맥락에서 나왔다. 직후 새정치민주연합은 "너무 비상식적인 발언이어서 충격적이다. 대통령 주장대로라면 바르지 못한 현행 교과서로 배운 우리 국민의 정신이 이상해졌다는 의미일 것"(김성수 대변인)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8. "특히 복면 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IS(이슬람국가)도 그렇게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얼굴을 감추고서."(11월24일 제51회 국무회의)

▶박 대통령은 지난 11월14일 광화문 일대에서 이뤄진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불법 폭력 집회"로 규정하고 거세게 비판했다. 특히 복면 시위로 한정하긴 했으나 최근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를 일으킨 IS 행위에 국내 집회 장면을 빗대 논란에 휩싸였다. 당장 여당은 복면 금지 법제화에 나섰고 야당은 국민을 매도한다며 반발했다. 지난 5일 열린 제2차 민중총궐기 본 대회의 일부 참가자들은 이에 대응하는 의미로 가면을 쓰고 나서기도 했다.

◇특유의 화법…'박근혜 번역기' 등장도

9. "앞으로 어떤 어려움과 또 정치적 여건이 있더라도 경제 재도약을 위한 역량과 집중력이 분산되거나 추진이 지연되지 않도록 해주셔야 하겠습니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된다는 그런 말이 있듯이 우리의 집중을 자꾸 이렇게 분산시키려는 일들이 항상 있을 거다, 으레. 그게 무슨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의 핵심 목표는, 올해 달성해야 될 것은 '이것이다' 하는 것을 정신을 차리고 나가면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걸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셔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5월12일 제19회 국무회의)

▶박 대통령 특유의 화법은 올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만연체나 모호한 표현의 문장을 들어 발언의 저의를 파악하겠다는 의도로 풍자적 성격이 강한 일명 '박근혜 번역기'까지 등장했고 몇몇 누리꾼들은 직접 응용에 나섰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박 대통령의 정치적 소통과 견해에 관한 의문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10. "이런 얘기가 있어요.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그리고 꿈이 이루어진다.' 그런 아름다운 꿈이 꼭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을 하고 또 여기 있는 우리 어린이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꿈도 꼭 이루어지도록 열심히 응원하고 돕도록 하겠습니다." (5월5일 어린이날 꿈 나들이)

▶해당 발언은 청와대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서 대통령이 꿈이라는 한 초등학생의 말에 대한 박 대통령의 답변으로 세간에서 회자됐다. 박 대통령은 "진정 어린 마음으로 노력을 절실히 하다 보면 언젠가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이 있을 것"이라는 취지에서 이렇게 언급했지만 '우주의 도움'이란 추상적 표현과 '개인의 노력'만 강조한 관점이 현 사회 정서상 안일해 보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gi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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