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성추행 '내부고발자' 시간강사 결국 강단떠나
지난해 여론의 공분을 샀던 덕성여대 교수의 성추행 사건을 최초 고발한 시간강사가 결국 강단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법원 등에 따르면 덕성여대 미대 교수 A씨의 여제자 성추행 혐의를 교내 성폭력대책위원회에 처음 신고했던 같은 학과 시간강사 B씨가 올해 초 강단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A씨는 지난해 2월 사무실에서 여제자에게 억지로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강제추행)로 불구속 기소돼 서울북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19일 이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B씨는 “모교인 덕성여대에서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후배를 가르치겠다는 일념으로 8년 유학생활도 견뎠지만, 이 사건을 제보하면서 나는 꿈을 접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술계를 완전히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B씨는 제보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외국에 오래 있어서 몰랐는데 피고인이 국내 학계에서 영향력이 매우 큰 분이라며 주변에서 제보를 만류했다”며 “교수가 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미술계를 아예 떠야 할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 “덕성여대 출신인 내가 교수가 되기 위해 일부러 A교수를 몰아내려고 모함을 했다는 소문이 지금까지도 교내에 돈다”며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하기도 했다. 미술계 한 관계자는 “A씨는 동양화 부문 중견 화가로 평가받고 있어 제자들이 졸업 후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덕성여대는 이례적으로 기존 피해 학생이 사법절차를 밟던 경우와 달리 올해초 박상임 당시 총장 직무대행 명의로 해당건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어 징계위원회 소집 이후 지난 4월 A씨에 대한 교수직 해임 결정을 내렸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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