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랜드,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입력 2015. 12. 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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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아쉬운 마지막 경기였다. 원정에서 비기고도 플레이오프 규정(순위가 높은팀은 비겨도 진출) 그대로 시즌이 마감됐다. ‘창단팀’ 서울 이랜드 FC는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승격을 위한 희망을 놓지 않았지만 결국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 그럼에도 실패는 없을 서울 이랜드다.

서울 이랜드의 올 시즌은 파란만장했다. 지난해 창단 선언을 한 후 차근차근 팀을 준비하며 여느 K리그 클럽과는 다른 행보들로 눈길을 끌었다. 팬들을 위한 선상파티나, 공개적인 이벤트로 탈바꿈 시킨 입단테스트, 자발적 모금 활동 등 여러면에서 기존 K리그 클럽과 다른 모습에 팬들은 흥분했다.

서울 이랜드 측도 국가대표 출신의 김영광, 김재성, 조원희 등을 영입하며 “창단 첫해 곧바로 승격”이라는 자신들의 말을 지킬 준비를 마치는 듯 했다.

서울 이랜드의 개막전 모습. 프로축구연맹 제공

물론 K리그 챌린지 개막 후 초반 5경기 연속 무승(4무1패)을 달리며 창단팀의 삐끗거림을 보였을 때는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마틴 레니 감독이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전환시킨 주민규가 터짐과 동시에 11경기 9승 2패의 질주는 K리그 판도를 뒤흔들었다. 특히 5월 16일부터 6월 13일까지 한달간 보여준 6연승 행진은 충격 그 자체였다. 서울 이랜드는 당시만 해도 K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가장 공격적이고 화끈한 팀이었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서울 이랜드의 문제는 곳곳에서 터지기 시작했다.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 라이언 존슨, 보비 등은 국내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고(도합 66경기 3골), 김재성, 조원희 등은 자신들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업무에 과부하에 걸렸다.

또한 김재성, 조원희를 받쳐줄 백업 멤버는 약했고, 주민규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에게 집중마크를 당했고, 제대로 된 첫 풀타임 시즌에 지쳐갔다.

그럼에도 서울 이랜드는 버텨냈다. 수원FC가 치고 올라오고 상주와 대구가 굳건한 상황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승점을 따냈다. 얕은 선수층과 창단팀의 단점을 극복하고 끝내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는 4위 턱걸이에 성공(승점 61)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수원FC의 기세는 너무 무서웠다. 14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내달리며 놀라운 분위기를 탄 팀을 이기기란 쉽지 않았다. 지친 서울 이랜드는 그럼에도 수원FC를 상대로 끝까지 버텼다. 결국 승강 준PO에서 3-3 무승부 명경기를 만들어냈음에도 끝내 승격에는 실패했다.

한 시즌이 종료된 후 서울 이랜드 측은 “내년에는 반드시 승격하겠다”며 “올해는 분명 좋은 경험이 됐다”고 되새겼다. 서울 이랜드 측은 공격형 미드필더, 풀백 등 취약 포지션을 보강할 것임을 약속하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 이랜드는 FC서울에서 뛰었던 데얀 영입전쟁에 앞서가는 팀으로 여겨질 정도이며 현재 이적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팀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첫 시즌은 ‘승격’을 하지 못했으니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라리 이번 승격 실패는 서울 이랜드 측에는 큰 교훈이 됐을 것이다. 구단 운영과 선수단 관리, 어떤 선수를 영입해야 승격할 수 있는지 등 선수와 프런트, 코칭스태프 모두 깨달았을 것이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쉽지 않은 시즌이었다. 명암이 분명히 갈렸다. 하지만 명은 안고가고 암은 시련으로 생각하고 성숙의 계기로 만들면 된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명언이 가슴 깊이 박힐 서울 이랜드 FC의 역사적인 첫 시즌이었다.

시즌 MVP : 조원희 38경기 5골 3도움 - 원래 역할인 수비형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시즌 중반부터는 중앙 미드필더로서 조욜과 패서 역할까지 모두 해냈다. 꾸준히 뛰어났던 조원희는 역시 챌린지 리그에서 뛰기에는 아까운 실력을 가진 선수였다.

라이징 스타 : 주민규 40경기 23골 7도움 - 서울 이랜드가 아닌 K리그를 통틀어도 올 시즌 최고의 라이징 스타다.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주민규의 이름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지만 이제는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최고의 경기 : 5월 2일 수원FC 원정 5-1승리 - 서울 이랜드 창단 이래 최다득점, 최고 스코어 차이 경기.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한 수원FC를 원정에서 5골이나 넣으며 이겼다는 것만으로 이미 이 경기는 최고가 되기 충분하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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