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당신' 강은탁 "'무도드림' 불발 아쉽냐고? 한 방 없어도 괜찮아"[인터뷰]

윤혜영 기자 2015. 12. 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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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당신 강은탁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배우 강은탁은 참 우직하다. 무려 8개월간 149부작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라는 대장정을 마친 그는 또 MBC 120부작 일일드라마 '아름다운 당신'(극본 박정란·연출 고동선)을 선택했다. 조급함 없이 뚜벅뚜벅 자기 갈 길만 가는 강은탁은 장난기 서린 동글동글한 강아지상 얼굴로 시도 때도 없이 농담을 하면서도 그 뒤에 오랜 기간 축적해온 그만의 묵직한 메시지를 녹여냈다.

"일일드라마는 배우로서는 최고의 공부인 거 같아요. 매일 모니터가 가능하잖아요. '방향을 잘못 잡았구나' 싶으면 수정할 수 있어서 좋고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꾸준히 호흡을 맞추니 실질적으로 교육의 현장이죠. 캐릭터를 잡아갈 때 박근형, 반효정 선생님이 '이렇게 보면 좋지 않을까' 조언해주시거든요. 그걸 생각해서 바꾸게 되니까 학교에서도 못 배우는 공부를 하는 느낌이에요."

사실 일일드라마는 2~30대 젊은 층에게는 다소 접하기 어려운 시간대다. 강은탁 역시 "젊은 분들보다는 아주머니들이 많이 알아봐 주신다"면서 "저 같아도 일일드라마는 챙겨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다시보기나 IPTV로 많이 보시니까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아름다운 당신'도 다양한 연령대 분들이 보시는 것 같다. 예전에 '순금의 땅' 할 때 젊은 분들은 제가 누군지도 몰랐다. 근데 최근에 대학로에 공연을 보러 갔는데 젊은 분들이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해주셔서 뿌듯하기도 하고 신기했다"고 전했다.

최근 '무한도전'에서는 '무도드림' 특집을 통해 멤버들이 경매 과정을 거쳐 MBC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다. 특히 유재석이 출연한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은 어마어마한 화제성을 기록한 바 있다. '아름다운 당신' 역시 젊은 층에게 드라마를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터. 하지만 '아름다운 당신' 팀은 멤버들 낙찰에 실패했다.

강은탁은 "물론 낙찰이 됐다면 더 많이 이슈가 됐을지 모른다. 하지만 안 돼도 괜찮다. 크게 신경은 안 쓴다. 나왔다면 재미는 있었겠지만 일일연속극이 한 번 이슈로 끝날 작품도 아니고 긴 호흡에 가야 하니 '한 번에 확 터뜨릴까?' 그런 생각은 없다"고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강은탁은 '아름다운 당신'에서 나쁜 남자 스타일의 라디오 음악프로 PD 하진형 역을 맡았다. 하진형은 2년 전 자신의 방송의 작가를 하던 차서경(이소연)을 마음에 두고 있었으나 그가 결혼을 하며 갑자기 미국으로 떠난 뒤 김수진(이시원)과 결혼했다. 하지만 서로 너무 다른 성격 때문에 별거를 하고 이혼 절차를 밟던 중 하진형은 미혼모가 된 차서경과 재회해 사랑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강은탁은 이 작품으로 결혼에 대한 생각까지 바꿨다. "(이)소연이도 결혼했고 (서)도영이 형도 결혼해서 딸이 있어서 그런지 둘이서 자기 가정 얘기를 가끔 한다"고 말문을 연 그는 "옆에서 보고 있으면 되게 손해 드는 기분이다"고 장난치면서 "원래 결혼을 빨리 해야겠다고 생각 안 했는데 요즘은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둘 다 행복해 보인다. 소연이가 남편 이야기를 할 때 보면 표정이 다르다. 되게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나 작품 속에서 결혼에 한 번 실패한 그는 "극 중 수진이와 한강에 들어가는 신이 있는데 그 동영상을 배우들 단체 카카오톡 방에 올렸다. '결혼은 신중히'라고 적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소연은 지난 9월 결혼 후 3개월 만에 '아름다운 당신'으로 복귀했다. 깨가 쏟아지는 신혼인 여자와 멜로 연기를 해야 하는 강은탁은 "(남편에게) 미안하지만 어쩌겠어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기혼인 파트너는 처음이다. 별다른 건 없다. 물론 농담은 한다. 손잡는 신이 나오면 '집에 가서 TV 꺼'라고 한다. 그럼 '어차피 안 봐'라고 하더라"라면서 "남편 분도 회식 자리에서 한 번 봤다.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괜찮다'고 하셨지만 눈은 안 웃더라"고 털어놨다.

강은탁은 '압구정 백야' 예능 PD, 영화 '설지' 다큐멘터리 PD에 이어 또 PD 역을 맡게 됐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PD 같이 생긴 것 같지는 않은데"라고 농담했던 그는 "라디오 부스에서 찍는데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갈까요?' 하고 PD처럼 '큐'하면서 장비를 만졌다. '나 입사할까' 싶었다. 재밌다. 저희는 배우라 연출자를 할 일이 없지 않느냐. 드라마 PD를 안 해서 채우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이제 PD는 그만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연출 생각은 있는데 그건 시간이 흐른 뒤에 해보고 싶다. 대학 다닐 때 작품 연출을 해본 적 있지만 절대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게 연출인 거 같다.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때, 정말 명확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해야 되는 게 맞는 거 같다. 나이가 들고 더 많은 경험이 쌓였을 때는 뭔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지 않겠나. 언젠가 한 번은 영화 연출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라디오 PD에도 매력을 느꼈단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입사는 안 할 겁니다"라고 농을 하는 그다. "저도 몰랐는데 팬분들이 저희 드라마에 나오는 노래 해석을 하신다. 드라마 내용, 서경이 진형이 감정 상태와 비슷하게 노래가 깔린다. 그걸 생각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을 거 같다. 암시적인 것도 많아서 '어? 진짜네' 싶어 놀랐다. 제작진이 신중하게 넣는 거 같더라"고 드라마의 깨알 포인트를 설명했다.

강은탁은 9년 전인 2006년 MBC 드라마 '주몽'을 통해 데뷔했다. 그 시간을 되돌아보며 그는 "처음에 막연하게 예상했던 것과 현실은 너무 달랐다. 근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내가 꿈꿨던 상황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 배우를 꿈꾸고 스무 살 때 대학 가면서 상상했던 34살의 나는 지금보다는 더 컸을 거다. 14년이 지났는데 그만큼은 아니지만 더 단단한 건 있는 거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중간에 회사하고도 문제가 있었고 그래서 본의 아니게 쉬게 된 적도 있었다. 근데 그게 다 공부였던 거 같다. 그 시절이 있었으니까 뭐가 있어도 웃어넘기게 되고 현실에 감사하게 된다. 지금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매일매일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 동료들도, 시간도 다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소속사 없이 혼자 일해온 강은탁은 최근 돋움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일 욕심을 보인 그는 회사에도 '죽지 않을 정도로만 일할게요'라고 했다고.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하고 싶어요. 저는 살면서 지금이 가장 재밌어요. 앞으로 더 재밌고 싶고. 지금이 딱 좋아요. 처음에 배우 꿈을 꿨던 것도 사람은 자기 인생밖에 못 살잖아요. 자기가 선택한 직업 하나. 배우라는 직업은 수많은 인생을 살아보잖아요. 그거 자체가 어마어마한 매력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직업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 꿈은 살아가면서 이거를 힘닿는 한 가장 오래 하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MBC]

강은탁 | 아름다운당신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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