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사 경력 9개월인데..'집필진 사퇴' 둘러싼 논란

윤정식 2015. 12. 1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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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취재해온 윤정식 기자와 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윤 기자. 김 교사에게 당국이 비밀 유지를 해달라고 얘기했는데, 동료교사들에게 다 공개를 했다는 거지요. 김 교사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김 교사는 지난 2006년 현재 재직 중인 서울의 대경상업고등학교에 상업교사로 부임했습니다.

대학에서는 상경계열을 전공하면서 영어도 함께 전공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 교육대학원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했고 이후 박사과정도 한국고대사 과정을 수료합니다.

이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김 교사는 평소에 말이 많지는 않지만 향학열이 상당한 교사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또 연구기관에 가서 연구를 계속하길 원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앵커]

그런데 문제는 공개냐 비공개냐가 문제가 아니라 역사교과서를 쓸만한 자격이 있느냐일텐데요. 물론 나중에 박사학위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계속해서 상업교사를 하다가 역사를 가르친지 1년도 안됐다는거잖습니까?

[기자]

정확히 얘기하면 박사를 수료를한 것입니다.

김 교사는 2006년부터 작년까지 9년동안 상업 교사로 재직해왔습니다.

그리고 올해부터도 역사 과목을 가르치지만 상업도 함께 가르치고 있고 대경상고 공식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상업 교사로 이름이 올라와 있습니다.

역사 교사로서의 경력은 9개월이 전부인 실질적인 교사 경력은 상업 교사인 셈이죠.

어젯(10일)밤에 국사편찬위원회가 배포한 자료를 보면 김 교사가 교과서 편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 교사의 전공 경력을 감안하면 집필진으로 선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국편 관계자와 직접 통화한 내용을 들어보시죠.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 : 저희는 고대사, 박사학위를 수료했다고 하면 고대사 집필하는데 충분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고요. 지금도 그런 생각은 들어요.]

여론은 학위도 없고 역사 교사 경력이 1년도 채 안 되는데 집필을 맡겨도 되느냐고 우려하고 있는데, 국편 측은 일단 경력상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정리가 가능합니다.

[앵커]

40여 명은 여전히 비공개로 돼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다른 집필진은 어떨까 하는 의구심도 드는데, 가장 중요한 건 역사교과서를 제대로 집필하겠느냐 하는 것일 텐데요.

[기자]

지난달 대부분의 역사학자와 현장 교사들이 집필참여 거부를 선언했을 때 집필진 구인난은 이미 예견돼 있었던 건데요.

당국은 기존 검정 교과서 집필진의 6배에 달하는 47명의 집필진이 투입된 만큼 김교사 사퇴가 교과서 제작에 지장을 주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제대로 만드는 게 가능하냐는 거겠죠.

일단 국편이 집필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와중에 예상치 않게 공개된 집필진의 경력을 보니 모두가 수긍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때문에 현재 집필진으로 선출된 사람들을 공개하고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편은 오히려 보안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왜 보안을 강화하느냐에 대한 의문은 굉장히 큰데, 아까 얘기한 대로 40여명은 비공개로 되어있고요. 처음부터 계속해서 삐걱대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국사편찬위원회 입장에서는 이번 김 교사 자진사퇴 여파가 커보입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는 15일(다음주 화요일) 편찬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요.

어제 오전만 해도 일정 변화가 없었지만 김 교사 사퇴 직후 교육부가 일정을 갑자기 바꿨습니다.

이렇게 일정을 미룰수록 집필 시작 시점이 늦춰질 수밖에 없고 안 그래도 짧다는 집필기간이 점점 더 줄어드는 상황이 됩니다.

또 이렇게 집필진 비공개 방침이 계속 유지되다 김 교사처럼 예상 밖에 갑자기 공개되는 경우가 발생할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계속 비공개로 하다가 공개되면 자격논란 이런게 불거질 수 있다는 얘기이군요.

윤정식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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