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를 소재로 재미 한인 2세가 쓴 연극 'You for me for you(당신을 위한 나를 위한 당신·사진)'가 영국에서 호평받고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런던 로열코트극장에서 막을 올린 이 작품은 극작가 미아 정이 썼다. 2012년 미국에서 초연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자 신문 '예술'면 톱기사로 작품을 비중 있게 소개하며 별 다섯 개 만점에 네 개를 줬다. 가디언·인디펜던트 등 주요 일간지 사이트도 9~10일 리뷰를 게재했다.
이 작품은 탈북을 시도하다 헤어지게 된 북한의 두 자매 이야기다. 북한 체제의 부조리와 탈북자가 겪는 혼란상을 담아냈다. 남루한 옷차림을 한 언니 '민희'와 동생 '준희'가 밥상을 가운데 두고 앉은 장면으로 연극은 시작된다. FT는 "굶주린 두 자매가 서로에게 먹을 것을 양보하기 위해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유머러스하지만, 이 장면이 주는 무거움을 지워내지는 못한다"고 평했다.
열악한 현실을 견디지 못한 두 자매는 탈북을 결심한다. 그러나 몸이 약한 민희는 실패하고, 동생 준희만 탈출해 미국 뉴욕에 정착한다. 현지 언론은 "북한에 남은 민희는 김정일의 이름을 딴 꽃 '김정일화(花)'를 따는 일을 하며 체제에 충성하게 된다"고 전했다. 미국에 있는 준희는 언니를 탈출시키기 위해 돈을 모은다.
극작가 미아 정은 "BBC 다큐멘터리를 통해 탈북한 한 여성이 돈을 모아 북한에 남아 있는 여동생을 서울로 데려왔더니 여동생이 북한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하는 모습을 봤다"며 "이 사례가 연극의 모티브가 됐다"고 밝혔다.
'You for me for you'는 6면으로 둘러싸인 무대에서 공연된다. 바닥을 제외한 면은 거울로 만들어져 마치 '만화경'을 보듯 환상적인 느낌을 표현해 냈다. 공연은 내년 1월 9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