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교사 "내가 국정교과서 집필진" 문자메시지 파장

손석희 입력 2015. 12. 10. 21:01 수정 2015. 12. 1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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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을 선정하고도 명단은 비공개로 하고 있죠. 그런데 서울의 한 사립고등학교 교사가 자신이 집필진이라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교사는 원래 상업 과목의 교사였다고 합니다. 역사를 가르친 지는 9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그 전에 9년 동안은 상업 교사로 있었다고 하는데요. 파장이 클 것 같죠? 이 문제를 취재하고 있는 사회부 윤정식 기자를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윤정식 기자, 해당 교사가 자신이 집필진이라고 스스로 밝힌 건가요?

[기자]

네, 자신이 집필진이라고 말한 사람은 서울의 한 사립 D상업고등학교에 재직중인 김모 교사인데요.

지난 8일 자신이 국정교과서 집필진에 임명됐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학교 전체 교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메시지는 A4 용지 3장 분량이었는데요.

내년 1월부터 13개월 동안 역사교과서 집필진으로 일하게 됐다, 46명과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모르겠다, 집필진이 모이면 얼마나 비밀을 강조하는지 질릴 정도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또 김 교사는 메시지 마지막 부분에 작별인사 형식으로 '사요나라'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진이 이 메시지를 직접 받은 한 교사와 통화를 했는데요.

"친일·독재 미화 의심을 받는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으로 뽑힌 사람이 공개 메시지에 일본말로 인사말을 적어놔 기가 막히고 화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A4용지 석 장 분량이라면 적은 내용이 아닌데, 그 내용을 다 알 순 없겠습니다만, 조금 더 취재해서 그 내용을 알아봤으면 좋겠군요. 그런데 김 교사는 국사편찬위로부터 초빙을 받은 건가요? 아니면 직접 지원을 한 건가요?

[기자]

아직 김 교사 본인과 통화를 하거나 국사편찬위원회가 인정을 한 게 아니어서 조심스럽긴 한데요.

김 교사는 메시지에서 "대한민국을 집필하러 간다, 13개월 합숙이 끝나면 더 큰 세상에 나서게 될 것이다"라며 "의뢰가 왔는데 한 달 동안 눈물을 흘리며 고민을 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단 김 교사는 국편으로부터 자신이 초빙을 받은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앵커]

학교에선 뭐라고 합니까?

[기자]

학교에서는 철저하게 김 교사의 뜻이지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학교하고는 전혀 논의가 없었고, 그 본인이 초빙을 받았거나 혹은 지원을 했거나 해서 집필진에 들어가 있다는 건데. 국사편찬위원회 쪽의 혹시 해명이라든가 반론이라든가 이런 건 나왔습니까?

[기자]

일단 국사편찬위원회는 사실 확인을 유보한 채 오늘 중으로 입장을 발표하겠다, 이렇게만 밝히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통상 이런 식으로 대응할 때의 경우 현재의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해보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집필진에 구성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무게가 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앵커]

이 사람의 말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본단 얘기죠? (그렇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그럼 오늘 중이라고 했는데 몇 시쯤인지는 알 수 없는 건가요?

[기자]

네, 현재로서는 계속 다른 취재진이 전화를 하고 있습니다만, 오늘 중으로만 발표하겠다고만 얘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건 저희 뉴스 시간 끝나기 전에라도 국사편찬위원회의 반론이나 해명이 나오면 바로 반영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김 교사라는 분은 원래 역사교사가 아니라면서요?

[기자]

올해로 10년 차인 김 교사는 이 학교에서 9년 동안 '상업' 관련 교과를 가르쳐오다 올해 처음으로 1학년 4개 반의 '한국사' 교과를 함께 맡고 있습니다.

이 학교 공식 홈페이지 '교직원 소개'란에도 김 교사의 담당 교과를 '상업'으로 적어놓고 있습니다.

학교 동료 교사는 김교사에 대해 자신이 원해서 역사 관련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고 박사 과정 논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김 교사는 올해 처음 한국사 과목을 맡았는데, 이것도 학교에서 맡긴 게 아니라 자신이 역사 과목을 맡고 싶어 했고, 자격증도 있는 상태라 학교 측에서 이 의사를 존중해 맡긴 것으로 학교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만약 김씨가 집필진에 선정된 게 맞다면 각계 전문가를 고루 초빙해 권위있고, 정확한 교과서를 쓰겠다는 교육부와 국편의 그동안 발언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분의 문자에서 드러난 걸로만 보자면, 일단 집필진이 모이긴 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모여서도 절대로 하여간 비밀이다, 바깥에 얘기하지 말라는 얘기를 이분 말에 따르면 계속적으로 들었다고 하는데… 일단 알겠습니다. 좀 더 취재되는 내용이 있거나 혹은 국사편찬위원회 쪽의 입장이 나오면 발로 알려 주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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