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 노동자들, 더 일하고 덜 받는다
[오마이뉴스 조정훈 기자]
▲ 대구청년유니온은 9일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지역 청년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 조정훈 |
대구청년유니온이 지난 10월 한 달간 대구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 400명과 아르바이트생 200명을 대상으로 '청년노동 실태조사'에 나섰다. 이 조사에 따르면 청년 직장인들은 일주일에 평균 52시간을 일하고 월평균 급여는 163만 원이었다. 이는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 최저임금으로 환산한 금액인 156만 원보다 조금 많다.
청년 직장인들 가운데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을 지키는 경우는 23%에 불과했고, 법정 허용 초과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비율은 35%에 달했다. 하지만 야간수당과 연장수당 등 시간 외 수당은 63%가 제대로 받지 못했다.
청년 노동자 중 40%가 취업규칙을 알지 못했고, 27.5%는 아예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21.5%는 4대 보험에 가입도 하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 노동자 10명 중 9명은 직장 내에서 부당한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과도한 업무 요구가 가장 많았고 자유로운 연차 등 휴가 사용제한이 두 번째로 많았다. 청년유니온은 청년 노동자들이 노동법이 닿지 않는 부분에서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와 비합리적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절반 이상이 근로계약서 미작성... 법정수당은 '그림의 떡'
▲ 대구청년유니온은 9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년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을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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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일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을 넘었고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10명 중 3명에 달했다. 청년유니온은 "78.5%는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고 연장수당과 야간수당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70%가 넘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법정수당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청년유니온은 이번 조사를 통해 대구지역 청년 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법정 근로시간 준수, 일한 만큼 보장받는 임금, 연차 등의 휴가보장 등 근로기준법 보장을 촉구했다. 또 소통이 가능한 수평적 조직문화와 공평한 업무분배, 인간적 대우 등 합리적 조직문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청년유니온은 9일 대구시청 앞에서 이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청년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명예 근로감독관 제도 도입, 노동 인권교육 강화, 정부와 민간의 파트너십 형성 등의 거버넌스 활용, 대구형 청년 고용지표 개발 등을 요구했다.
최유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아르바이트에서부터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면 청년 노동의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는 셈"이라며 "청년들의 노동 현실이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대구지역 청년들의 유출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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