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 거짓모성애 논란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배우 신은경은 지난 8일 MBC <리얼스토리 눈>에 출연해 채무와 거짓모성애 관련 논란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해명된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신은경이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장애가 있는 아들을 시어머니가 키우고 있으며 1억 원이 넘는 옷에 대한 대금을 제 때 치르지 않았다는 것만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신은경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문제의 핵심은 신은경이나 전 소속사 모두 법리적으로 다퉈야 될 문제를 여론전 양상으로 끌고 오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신은경이 전 소속사로부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민·형사상 고소를 당한 사실이 한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전 소속사 런엔터테인먼트는 신은경이 회사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다녀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수원지검에 접수했다. 이보다 앞선 11월 11일에는 신은경이 계약기간 동안 수익에 대한 억대의 정산금을 내지 않았다며 수원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배우 신은경의 소속사 지담은 런엔터테인먼트가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맞고소 계획을 밝혔다.
여기까지는 한 번씩 치고받는 싸움의 예정된 수순으로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양측이 법원에 제출해야 할 자료나 증언을 언론에 경쟁적으로 노출하면서 진흙탕 싸움이 되어버렸다. 런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돈보다도 진실규명을 원한다면서 “전 남편 빚을 끌어안고 아이를 홀로 기르는 어머니라는 방송 이미지와 거대 드라마 제작사의 그늘 아래 숨어 은폐되고 회피하는 진실을 알리는 공익적 목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런엔터테인먼트는 어떻게 소속사로부터 생계비만 겨우 지급받았다는 신은경이 억대의 옷 쇼핑을 하고 초호화여행을 다닐 수 있냐며 그 내역을 공개했다.
여기에 전 남편 측까지 입을 열며 거짓모성애 논란은 재점화됐고 싸움은 누가 더 도덕적이냐의 싸움으로 번졌다. 신은경 측으로서는 전선이 넓어진 셈이다. 신은경은 자신의 법률대리인 대석합동법률사무소에서 일부 매체를 불러 모아 그곳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채무 관계, 초호화 여행, 세금 체납 등 금전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최근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자신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까지 매우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그간의 오해와 억측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했으나 여론은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가장 관심이 쏠린 것은 거짓모성애 논란이었는데 이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어머니는 신은경이 8년 동안 아들을 보러 단 두 번 왔다고 거듭 주장했다. 신은경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지만 뇌수종에 거인증까지 앓아 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아들이 줄곧 휴대전화를 통해 엄마 신은경의 사진을 보고 있는 모습은 신은경 진술의 진위 여부를 떠나 그의 처지를 곤란하게 만든다. 신은경은 중등도의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까지 공개했으나 이마저도 동정심에 호소하는 얕은 수로 보일 지경이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신은경이나 전 남편 측이나 불행한 가정사를 만천하에 드러냈다는 것이다.
배우로서 이미지 실추는 염려되는 대목이었을 테다. 더군다나 최근 엄마 역할을 줄줄이 맡고 있는 신은경에게 거짓모성애 논란은 돌파해야 될 지점이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 전 소속사와의 사이에서 촉발된 채무관련 법적 공방은 법정에서 끝냈어야 했다. 모성애가 있다고 해서 있던 채무가 없던 것이 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이번 거짓모성애 논란에서 언론사의 속물적인 행태 또한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언론사의 보도는 본디 선정적이고 상업적일 수밖에 없다. 언론사는 공공기관이 아닌 이윤을 통해 굴러가는 민간 기업이기 때문이다.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세상에 알려 대중의 관심을 끌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이윤을 취하는 게 언론사의 생리다. 선정성은 숙명이다. 하지만 선정성을 숙명으로 하는 언론사의 존립근거, 존재의 정당성을 최소한으로 보장하는 것이 바로 공익이라는 가치다. 신은경과 전 소속사 간 채무문제의 진실, 신은경이 진짜 모성애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게 어떤 공익적인 결과를 가져다줄까. 미디어 업계의 한 종사자로서 바라보는 이번 논란은 지루하고 의미 없는 싸움일 뿐이며, 서로의 상처만 드러내는 눈물 나는 싸움일 뿐이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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