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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게이츠·버핏·브린…IT발 ‘자선 자본주의’ 물결

저커버그·게이츠·버핏·브린…IT발 ‘자선 자본주의’ 물결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5-12-03 02:04
업데이트 2015-12-03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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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부호들의 세상을 바꾸는 기부

‘프리실라 챈·마크 저커버그 엄지 척.’

딸 맥스의 출산 소식과 함께 재산의 99%를 생전에 기부하겠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한 마크 저커버그와 프리실라 챈 부부에게 전 세계가 환호했다. 일상을 기록하는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통해 일생 쉽지 않을 결정을 편지 형식으로 올린 저커버그에게 축하가 답지했다. 이미 2013년에도 9억 9200만 달러(약 1조 1500억원)를 기부해 그해 고액 기부 1위에 오르는 등 이 부부에겐 기부가 일상적이었기에 주식시장이 놀라지 않은 것인지,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장외거래에서 소폭(0.01%) 올랐다.

“재산 대신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는 저커버그의 의도에 명사들은 공감을 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함께 세계 최대 자선재단인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이끄는 멀린다는 저커버그의 글에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은 ‘와우’”라면서 “맥스와 오늘 태어난 모든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세계에서 자라날 것”이란 댓글을 달았다. 지금껏 총 280억 달러(약 32조 5000억원)를 기부한 게이츠 부부는 2011년 현재 380억 달러 규모인 게이츠재단의 환경 개선 사업, 교육 사업 등에 전념하고 있다.

총 250억 달러(약 29조원)를 헌사한 또 다른 기부 큰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성명을 내고 “두뇌, 열정, 자원이 합해져 수백만 명의 삶을 바꿀 것”이라면서 “미래 세대를 대신해, 그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미래 세대에 대한 훌륭한 약속을 담은 아름다운 편지”라고 평가했다.

저커버그의 기부가 정보기술(IT) 부호들의 ‘자선 자본주의’ 경쟁을 자극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몇 달 전 빈민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이스트 팰로앨토에 수백만 달러짜리 사립 유치원을 설립하는 등 끊임없이 기부를 실천해 온 저커버그 부부나 게이츠 부부 외에도 실리콘밸리엔 기부 행렬이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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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피에르 오미디아 이베이 회장, 폴 앨런 MS 공동 창업자 등이 각각 2억 달러(약 2320억원) 이상을 기부한 게 대표적인 사례이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지금까지 3억 8278만 달러(약 4453억원)를 기부했다. USA투데이는 “1990년대 후반 닷컴 붐 당시 IT 업계가 기부에 인색해 비판을 받은 것과 대비된다”면서 “IT 부호들이 기부를 통해 졸부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31세로 어린 저커버그의 나이도 주목받았다. 1984년생인 저커버그는 1980~2000년에 태어나 디지털 기기와 함께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다.

리서치회사 어치브는 “지난해 밀레니얼 세대 조사 결과 84%가 기부를 경험했다”면서 “일을 할 때 재무적 이익과 사회 공헌 등 여러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동기 부여가 확실하다면 기부에 적극 나서는 성향”이라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5-12-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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