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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시간이 멈춘 곳'…고성 왕곡마을

송고시간2015-11-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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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한옥·송지호·동해바다 가진항 체험으로 '힐링'

고성 왕곡마을
고성 왕곡마을

고성 왕곡마을
(고성=연합뉴스) 강원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 왕곡마을은 북방식 전통한옥과 초가집이 비교적 잘 보존된 민속마을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2015.11.28 << 고성군청 >>
momo@yna.co.kr

(고성=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도시생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한적한 시골 우리의 전통한옥에서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 도시인들을 겨냥한 농촌체험 마을이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에 있는 왕곡마을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굳이 체험활동을 하지 않아도 마을을 한번 둘러보고 한옥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치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왕곡마을은 2000년 1월 7일 중요민속자료 235호로 지정된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민속마을로 지정된 곳은 왕곡마을을 비롯해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 성주 한개마을, 영주 무섬마을, 제주 성읍 민속마을, 충남 아산 외암마을 등 7개.

이들 마을은 우리 전통가옥의 원형이 잘 보존된 곳이어서 모두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왕곡마을은 19세기 북방식 전통한옥과 초가집 군락이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0년 1월 7일 중요민속자료 235호로 지정됐다.

왕곡마을은 두문동 72현 가운데 한 사람인 함부열의 손자 함영근이 지금의 왕곡마을에 정착해 함씨 집성촌을 형성한 것이 시초로 알려졌다.

두문동 72현은 14세기 고려말 이성계의 조선 건국에 반대한 고려의 유신들로, 함부열은 간성지역으로 낙향한 인물이다. 그의 손자가 형성한 함씨 집성촌 왕곡마을은 이후 큰 변화없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 때문에 47가구 60여명의 왕곡마을 주민은 지금도 상당수가 함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며 가옥들도 모두 전통한옥과 초가집으로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가옥은 대부분 안방과 도장방, 사랑방, 마루와 부엌을 일렬로 나란히 배치하고 부엌에 외양간을 'ㄱ'자 형태로 붙인 겹집구조를 하고 있다.

이는 조선시대 함경도 지방의 가옥형태로, 부엌에 가축우리를 붙인 것은 춥고 긴 관북지방에서 겨울을 쉽게 나려는 방편에서 비롯됐다.

부엌과 가축우리가 붙어 있으면 가축들에게 먹이를 주기 편할 뿐 아니라 부엌의 온기가 가축들에게 전달돼 보온을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굴뚝도 진흙으로 기와를 쌓아 올리고 마지막에 항아리를 뒤집어 올려놓은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혹시나 굴뚝으로 나올 수 있는 불길이 초가지붕에 옮아붙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고성 왕곡마을
고성 왕곡마을

고성 왕곡마을
(고성=연합뉴스) 강원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 왕곡마을은 북방식 전통한옥과 초가집이 비교적 잘 보존된 민속마을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2015.11.28 << 고성군청 >>
momo@yna.co.kr

또한, 밖으로 배출되는 온기를 다시 한 번 집 내부로 되돌려 보내 집안에 따뜻함이 오래 유지되도록 위한 것으로,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햇볕을 충분히 받으려고 대문을 없애는 대신 매서운 북서풍을 막으려고 뒷담을 높게 설치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처럼 전통한옥 형태를 고스란히 접할 수 있는 왕곡마을은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는 선조의 삶을 확인시켜 줄 수 있는 교육장으로 제격이다.

특히 2∼3년 전부터는 한옥에서 민박하고 다양한 농촌체험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되는데다가 송지호와 송지호해수욕장, 송지호오토캠핑장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마을을 찾는 이들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왕곡마을과 인접한 송지호는 둘레가 4㎞에 달하는 석호로, 4계절 많은 철새가 찾아오는 곳이어서 청둥오리는 물론 천연기념물 고니도 관찰할 수 있다.

아울러 호수를 한바퀴 돌아볼 수 있는 둘레길이 개설돼 있어 산책은 물론 자전거 타기에도 그만이다.

호수 주변에 있는 철새관망 타워도 한번 올라봄 직하다.

4층 높이의 타워에 올라가 보면 송지호는 물론 동해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고 망원경을 이용해 호수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철새들도 관찰할 수 있다.

관망대에서는 자전거도 대여도 가능해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한 바퀴 달려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송지호 해수욕장과 오토캠핑장은 인기 상한가를 달리는 휴양지다.

2007년 문을 연 오토캠핑장은 10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과 90개의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장을 비롯해 샤워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주변에 호수와 백사장이 있어 해마다 2만여명 이상이 찾고 있어 캠핑 족들이 몰리는 피서철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왕곡마을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가진항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코스.

마을에서 간성 쪽으로 올라가다가 나오는 가진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작은 항구인 가진항은 자연산 수산물을 취급하는 횟집들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감칠맛 나는 물회는 가진항의 횟집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유명하다.

만산홍엽의 가을이 물러간 뒤 눈과 함께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에 조상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왕곡마을과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송지호, 동해의 싱싱한 회가 기다리는 가진항에서의 휴식은 충분한 힐링이 될 것이다. mom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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