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하늘빛, 물빛 고운'..옥천 향수 100리길

2015. 11. 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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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금강 품은 50.6km..고향 같은 정겨운 풍경에 시름 잊어
정지용 시인 생가.
금강을 따라 펼쳐진 향수100리길.
가을 깊어가는 한반도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군 안남면 둔주봉에서 내려다본 '한반도 지형'이 곱게 물든 단풍 속에 묻혀 있다. 2015.11.3 <<옥천군 제공>> bgipark@yna.co.kr
전통한옥서 펼쳐진 부채춤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의 육영수 여사 생가에서 8일 부채춤 공연이 펼쳐지 있다. 옥천군은 올해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이곳에서 전통문화체험장을 운영한다. 2015.10.8 <<옥천군 제공>> bgipark@yna.co.kr
옥천 자전거 길 '향수100리' 인기 (옥천=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향수'의 고장 충북 옥천군이 2008년 금강변 52㎞를 개발해 '향수100리'라고 이름 붙인 자전거 여행길이 최근 평일 100여명, 주말에는 250여명의 자전거 여행객이 몰려 북새통이다. 2011.8.8 <<옥천군 제공>> nsh@yna.co.kr
금강 횡단하는 자전거 여행객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군이 금강변 52㎞를 한바퀴 돌아보도록 개발한 자전거 코스를 여행객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다. '향수'의 시인 정지용(鄭芝溶.1902~1950)의 고향인 옥천군은 이 코스를 '향수100리'라고 이름 붙였다.2010.8.2<<옥천군 제공>> bgipark@yna.co.kr

대청호·금강 품은 50.6㎞…고향 같은 정겨운 풍경에 시름 잊어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단어는 '향수'다.

경부고속도로 옥천나들목에 접어들면 제일 먼저 '향수공원'이 방문객을 반긴다. 음식점·찻집·슈퍼마켓 이름에도 심심치않게 '향수'가 등장한다.

이곳에서 해마다 열리는 향토축제 이름에도 '향수'가 붙고 농특산물 브랜드 역시 '향수 30리'다.

옥천은 시 '향수'(鄕愁)로 잘 알려진 정지용(鄭芝溶·1902∼1950) 시인의 고향이다.

이 시가 대중가요로 만들어질 만큼 유명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금강과 대청호에 둘러싸인 한가로운 농촌 풍경이 보는 이에게 고향의 그리움을 떠올리게 하며 이 지역을 알리는 대명사가 됐다.

이곳 사람들은 고향의 속살 같은 옥천 풍경을 제대로 느끼는 방법으로 자전거 여행을 권한다.

옥천읍 시가지를 중심으로 금강·대청호·장령산 등 자전거로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가 여러 곳이지만, 그 중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정지용 생가∼장계관광지∼금강유원지를 잇는 50.6㎞의 '향수 100리길'이다.

금강 줄기를 거슬러 오르면서 하늘빛과 물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이 길은 KBS 연예 프로그램인 '1박2일'과 EBS 한국기행에 소개돼 자전거 동호인에게는 제법 유명한 곳이다.

옥천의 6개 읍·면을 연결하는 코스지만 1∼2군데 오르막을 제외하면 대부분 평지여서 초보자라도 4시간대 완주할 수 있다.

◇ 정지용·육영수 생가 찾아 다양한 체험 가능

출발점은 '구읍'(舊邑)이라고 불리는 옥천읍 하계리에 자리 잡은 정지용 생가다.

야트막한 돌담에 둘러싸인 생가는 초가와 우물, 사립문, 장독대 등이 어우러진 말 그대로 '고향집'의 모습이다.

생가 앞에는 정 시인이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고 그리워했던 실개천과 물레방아가 있다.

마당 옆에 자리 잡은 정지용 문학관까지 둘러보고 나면 누구라도 시 한 구절 흥얼거리는 삼매경에 빠진다.

지척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외가인 육영수(陸英修·1925∼1974) 여사 생가가 있다.

99칸의 조선시대 전통가옥인 이 집은 육 여사 서거 뒤 오랜 시간 방치돼 허물어진 것을 몇 해 전 옥천군이 복원했다.

이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펼치는 전통무용 공연과 다도(茶道) 체험 공간도 이따금 마련돼 운 좋으면 고즈넉한 전통 한옥의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육 여사 생가에서 장계관광지로 이어지는 국도 37호선은 벚꽃이 유명하다. 심은 지 30∼40년 된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길게 늘어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이다.

주변에는 '홍차가게', '뿌리 깊은 나무' 등 경치 좋은 찻집과 레스토랑이 있어 쉬어가기 '딱' 좋다.

대청호반을 무대로 조성된 장계관광지는 '멋진 신세계'라는 이름으로 옥천군이 연출한 공공예술 프로젝트 공간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20여 편의 시를 새겨넣은 시비 숲을 거닐면서 가을 호수의 정취를 감상하기 좋다.

◇ 둔주봉 올라 금강 굽이쳐 만든 '한반도' 절경 감상

이곳에서 장계대교를 건너 안남면 소재지에 들어서면 둔주봉으로 안내하는 이정표가 나온다.

둔주봉은 해발 382m의 그리 높지 않지만, 정상에 오르면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어 평일에도 관광객이 몰린다.

이곳의 '한반도 지형'은 굽이쳐 흐리는 금강이 동이면 청마리 갈마골을 품어 만들어냈다.

실제 한반도를 980분의 1로 축소한 길이 1.45㎞ 크기인데, 4계절 옷을 갈아입는 주변 경치가 아름다워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둔주봉에서 내려와 금강을 끼고 구불구불 이어진 비포장도로가 향수 100리길 핵심이다.

울창한 숲과 강 사이로 좁다랗게 뚫린 흙길을 달리다 보면 하늘빛과 물빛에 취해 잡념과 시름을 잠시 잊게 만든다

길 아래로 굽이치는 물줄기가 햇볕을 반사해 '비단결 같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금강(錦江)의 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물빛에 취해 페달을 밟다 보면 곧 금강을 가로질러 설치된 라버(고무)댐이 나온다.

수력발전을 하는 소규모 댐인데, 물고기가 많아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여름에는 댐을 거슬러 오르기 위해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을 수도 있다.

강가에 자리잡은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는 강을 훤히 조망하도록 설계돼 차 한 잔 마시면서 주변 경치를 감상하기 좋다.

주변에는 이 지역 별미인 '도리뱅뱅이'와 매운탕을 파는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허기를 달랠 수 있다.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힘을 내 작은 산모퉁이 하나를 돌아서면 초여름 밤마다 반딧불이가 군무를 펼친다는 안터마을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이곳은 해마다 5∼6월 반딧불이 축제를 열 정도로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여름에는 장승 깎기 캠프를, 겨울이면 마을 앞 대청호에서 빙어를 낚고 썰매도 타는 겨울문화축제를 여는 등 사계절 다양한 체험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 향수 300리 산악 트래킹코스 개발 추진

옥천군은 최근 이곳에서 신라 고찰인 용암사와 장령산휴양림, 군북면 환산 등을 잇는 '향수 300리 산악 트래킹 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해발 656m의 장령산 기슭에 자리 잡은 용암사는 사진 작가들에게 잘 알려진 해돋이 촬영 명소다.

발아래로 야트막한 능선이 오밀조밀 펼쳐져 있고 새벽마다 운무가 짙게 내려앉는 곳이다. 미국 CNN의 관광여행 정보사이트인 'CNN Go'(www.cnngo.com)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선'에 뽑히기도 했다.

용암사 뒤 능선 너머 장령산 휴양림은 충북 휴양림 가운데 피톤치드가 가장 많은 곳으로 산림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군은 장령산의 풍부한 문화자원에다가 삼국시대 전략적 요충지이면서 최근 등산객이 즐겨 찾는 환산을 연결해 새로운 역사문화코스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옥천이 내세우는 가장 큰 자랑거리는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과 그 속에 숨겨진 아기자기한 문화다.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 옥천의 때묻지 않은 자연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듯싶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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