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백윤식, 보수세대여도 사는 방식은 진보다

한준호 2015. 11. 18. 11: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월드=한준호 기자] 백윤식의 연기는 실제와 얼마나 다를까. 구분이 안될 정도로 비슷하기도 하지만 늘 그렇듯 매력은 넘친다. 또 하나, 어떤 역할이든 백윤식 스타일로 모든 게 소화돼 버리고 만다. 누군가 시나리오를 쓸 때, 백윤식을 캐스팅 하길 원한다면, 반드시 이를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오랜만에 영화 ‘내부자들’로 돌아온 백윤식. 보수신문이면서 동시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종합일간지 조국일보의 논설주간 이강희 역을 맡았다. 새로운 언론 권력의 대표 캐릭터를 완성했다. 미완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이 작품에서 백윤식은 “이런 여우 같은 곰을 봤나”라는 독특한 대사와 함께 정치깡패이자 연예기획사 대표이기도 한 안상구(이병헌)를 끝까지 이용하려 드는 비열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비굴하진 않다. 때로는 강한 면모도 드러내는 인물이라 상당한 입체감이 느껴진다.

“처음, 제작사 대표, 감독, 이렇게 셋이서 만났는데 ‘아 난 이런 부정적인 인물 안해봤는데, 조금 그렇다’라고 이야기했지요. 전작들 캐릭터와는 많이 상반되는 역할이더라고요. 우민호 감독이 여태 안하신 캐릭터여서 캐스팅 했다고 하더라. 우 감독이 백윤식이라는 배우가 소화시켜줘야 하는 역할이라고 하는데, 말도 시원시원하더라고요. 저도 나이를 먹었고 보수 세대인데 사는 방식은 진보다. 그리고나서 우 감독이 준 만화 단행본을 봤어요. 시나리오 읽고나서 단행본을 보니까. 이게 보통 인물이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강한 힘을 갖고 현실을 풀어가는 인물이에요. 캐릭터를 만드는 배우 입장에서는 괜찮은 배역이었죠.”

‘내부자들’은 우장훈 검사(조승우), 안상구, 이강희, 이렇게 세 사람이 이끌어가는 이야기다. 남자들의 대결에 정치가 들어가 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특히, 이강희는 이병헌이 탐을 냈던 캐릭터이기도 했다. 백윤식은 이강희를 어떻게 파악했을지 궁금했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직업적으로 언론인이고 영향력 있는 보수신문사 조국일보의 정치부장을 거쳐서 논설주간인데,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베테랑이고 끝까지 올라간 대기자에요. 나라의 권력과 정치판을 설계하고 각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결고리이기도 하죠. 판을 짜는 거니까요. 이강희라는 인물을 저는 대가 센 사람으로 봐요. 그렇기 때문에 싸움 하는 장면에서도 그렇고 그 정도 사회 생활 하고 그 정도 담력이 있는 사람이죠. 남자로 사회생활 하면서 안해본 것 없는 인물이고요.”

이병헌은 이번 영화에서 주연부터 조연까지 장난 아닌 연기대결이 되겠구나 느꼈다고 했다. 연기자로서 노장인 백윤식도 “불똥 튀었다”는 말로 이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잘해줄수록 상승세를 탄다는 설명으로 여유 넘치게 이번 작품에 임했던 자신의 자세를 이야기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영화 속 장면은 재벌(김홍파), 정치인(이경영)에 이강희 논설주간까지 모두가 모여 흥청망청 술을 마시면서 상상을 뛰어넘는 노출신을 연기한 것이다. 백윤식은 물론, 이경영, 김홍파, 그리고 여성 단역 배우들 모두 대단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기상천외한 성접대가 이뤄지는 술자리를 묘사했는데 이들 3인방의 성격을 드러내는 신이어서 영화 흐름상 빠질 수 없다. 그래도 연기하기가 쉽진 않았으리라.

“이경영 씨와 둘이 가서 현장에서 우 감독에게 이야기했어요. 이거는 꼭 좀 살려달라고요. 굉장히 괜찮은 신이에요. 그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편집될까봐서요. 권력자들이 가지고 있는 ‘수치심 없다’를 표현해주는 장면이죠. 며칠씩 밤샘 촬영했던 장면이기도 해요. 몸매 관리요? 그런 거 못해요.(웃음)”

여전히 모든 작품에 열려 있는 자세로 임하고 있는 백윤식. 그런 그에게 ‘내부자’는 길이 기억될 작품이 될 듯 하다.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주)쇼박스 제공
▶어제 뭐 봤니? ▶HOT포토 ▶헉!이런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