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제값 주면 바보?'..공공연한 비밀

손승욱 기자 입력 2015. 11. 17. 20:49 수정 2015. 11. 1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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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화점 가격은 으레 정찰제로 알고 있고, 그래서 소비자들은 세일을 기다릴 때가 많죠. 그런데 평소에도 잘 깎아주고, 까다롭게 굴면 세일 때보다 더 할인해 준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특히 의류나 구두가 그렇다는데, '제값 주면 바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백화점의 실태를 생생리포트에서 손승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서울의 한 백화점 구두 매장입니다.

가격을 슬쩍 물어보자, 점원이 갑자기 10%를 깎아주겠다며 구입을 권합니다.

[백화점 A구두매장 직원 : (이게 23만 원?) 제가 제 직원 권한으로 10% 정도 (할인)해드릴 수있어요. 저희가 지금 세일이 아닌데 지점들마다 이렇게 나오는 게 있어서.]

조금 뒤 같은 매장에 다른 취재진이 가봤습니다.

구매를 망설이는 듯하자, 한 술 더 뜬 제안을 내놓습니다.

[백화점 A구두매장 직원 : 지금 (할인행사가) 없는데 제가 좀 해 드릴게요. (얼마 정도요?) 20% 정도요.]  

다른 구두 매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백화점 B구두매장 직원 : 전 품목 20% 세일하면 22만 원 정도 하는데, 제가 깔끔하게 직원가 넣어서 30%, 10만 원대 가격으로 맞춰서 해 드려요.]

의류 매장에선 아예 평소에 사는 게 세일보다 더 싸다고 강조합니다.

[백화점 남성복 매장 직원 : 백화점 정기세일 때도 저희는 10%만 할인했고요. 지금 같은 경우는 세일 기간이 아니지만 특별히 20% 정도….]

결국 이런 사정을 아는 고객들은 싼값에 사지만, 정찰제로 알고 제값을 내는 고객은 말 그대로 호구가 되는 셈입니다.

백화점 측은 판촉을 위해 스스로 값을 내리는 입점업체들을 감독하긴 쉽지 않다고 항변합니다.

[백화점 직원 : 백화점이 가격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만큼은 (입점업체에)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백화점 쪽에서 강요하거나 강제할 순 없거든요.]

원칙을 버린 가격 정책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고 상품 가격에 대한 신뢰마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손승욱 기자s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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