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전북경찰청장 "고추를 잘 먹어야지"..여기자 성희롱 논란
(전주=뉴스1) 박아론 기자 = "여자가 고추를 잘 먹어야지."
김재원 전북경찰청장이 언론사 여기자를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13일 오후 8시께 김 청장의 관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자리에서 나왔다.
한 언론사 여기자에게 쌈을 싸 주면서 “고추를 먹을 줄 아느냐?”고 물었고, 해당 여기자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여자는 고추를 먹을 줄만 아는 게 아니라, 잘 먹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
김 청장은 또 해당 여기자가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자의 입에 직접 싼 쌈을 넣어주려고도 했다.
해당 여기자는 “김 청장의 발언을 듣고 무척 당황스러웠으며, 수치심을 느꼈다”며 “너무 수치스러워 당시 문제 제기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일부 여기자들과 건배를 하면서 술잔에 1만원 짜리 지폐 1장을 둘러 건네 눈총을 받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술잔에 지폐를 두르는 건 유흥주점에서 도우미를 상대로 하는 행동으로 알고 있다”며 “여기자들을 어떻게 생각해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김 청장은 이튿날 오후 당시 만찬 자리에 참석했던 기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또 16일 오전 기자실을 찾아 기자단에게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다.
김 청장은 “술에 취해서 실수로 그러한 발언을 한 것 같다”며 “해당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해당 여기자와 기자단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술잔에 지폐를 둘러 건넨 것에 대해 “내 집에 온 손님이기 때문에 예의상 택시비 명목으로 건넨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만찬은 김 청장이 전북경찰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기자단과는 공식적으로 처음 가진 술자리였다.
김 청장은 경찰청 대변인 출신으로 출입 기자들과 원만히 지내기 위해 이날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은 충남 홍성 출신으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간부후보생으로 경찰에 입문해 강원 양구서장, 충남 홍성서장, 서울경찰청 홍보담당관, 경찰청 대변인 등을 거쳐 올 9월 치안감으로 승진해 전북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
ahron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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