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업주부 0~2세 자녀 '어린이집 하루 6시간만'

남보라 2015. 11. 14.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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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9시~오후 3시로 시간 정해져

월 15시간 긴급보육 바우처 다 쓰면

추가 시간당 4000원씩 이용료 내야

서초구 한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간식을 먹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전업주부의 0~2세 자녀는 어린이집을 하루 6시간만 무상으로 이용하게 된다. 긴급히 쓸 수 있는 추가 이용권(월 15시간)을 모두 사용한 후 더 이용하려면 시간당 4,000원씩 내야 한다.

13일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도입되는 ‘맞춤형 보육’의 전업주부 0~2세 자녀의 어린이집 이용시간은 하루 6시간으로 결정됐다. 정부는 지난 9월 맞춤형 보육 도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하루 6~8시간을 고려한다고 밝혔는데, 최종 6시간으로 결정한 것이다. 또 부모가 원하는 시간 중 6시간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전 9시~오후 3시’로 한정해 무상 이용하게 했다. 맞춤형 보육은 부모의 맞벌이, 구직 등을 서류로 증명하는 가정의 0~2세 자녀만 어린이집 종일반(12시간)을 이용하게 하고 그 외 전업주부 가정 등은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다. 3~6세 자녀는 계속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다.

맞춤형 보육을 이용하는 가정에는 부모의 질병 등 필요한 경우 월 15시간을 추가 이용할 수 있는 ‘긴급보육 바우처’가 지급된다. 하지만 15시간을 모두 사용한 후에는 부모가 시간 당 4,0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시간제 보육 이용료가 시간당 4,000원이기 때문에 어린이집 추가 이용료도 이와 동일하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부모들의 반발을 우려해 ‘긴급 보육 바우처’ 이용시간 중 사용하고 남은 시간은 다음달에 쓸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음달의 이용시간을 미리 당겨 사용할 수는 없지만 쓰지 않고 남은 시간을 다음달에 사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신사의 ‘데이터 이월 요금제’와 비슷한 형태다.

정부는 당초 맞춤형 보육을 내년 하반기 도입한다고 밝혔지만, 이르면 3월부터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12일 의결한 내년 예산안에는 맞춤형 보육료가 내년 3~12월 10개월 치가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실제 시행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가정양육수당이 올해 수준(월 10만~20만원)으로 동결된 데 이어, 어린이집 이용 시 추가비용까지 부담하게 되자 전업주부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서 5세 아들과 6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는 전업주부 신모(32)씨는 “양육수당도 올린다고 했다가 결국 동결해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어린이집을 길게 이용하면 돈까지 내게 됐으니 전업주부들의 육아 환경이 날로 후퇴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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