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결] 주상욱, 도전은 계속된다

한혜리 2015. 11. 1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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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주상욱

기승전결(起承轉結). 동양의 전통적인 시작법 중 하나로, 작품 내용의 흐름을 뜻한다. 오늘 날 온라인 상에서는 ‘기승전XX(결국엔 XX더라)’로 변형돼 자연스런 흐름을 강조하는 말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감히 ‘기승전’을 붙이고 싶은 배우가 있다.

주상욱. ‘실장님 전문 배우’ 타이틀을 지닌 배우. 깔끔한 마스크 덕분인지 주상욱은 팀장님, 실장님, 본부장님과 같은 배역을 맡아왔다. 훤칠한 외모와 완벽한 스펙을 보유한, 혹은 금수저 실장님. 늘 까칠하고 무뚝뚝하지만 뒤에서 여자 주인공을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실장님을 연기했다. 몸에 딱 맞는 연기로 주상욱의 실장님 타이틀은 변하지 않을 줄 알았다.

어느 샌가 주상욱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세련된 실장님의 정석이었던 주상욱은 웃기고, 찌질하는 등 다양한 면모를 보여줬다. 배우 주상욱의 변화가 시작된 것. 누구나 한 번씩 한다는 ‘변신’이었지만, 주상욱의 변신은 달랐다. 단계적 변신으로 장기적 변화를 추구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간 주상욱의 변화를 ‘기승전결’로 풀어보았다.

자이언트 주상욱

일어날 기(起) : 2010년 SBS ‘자이언트’ 조민우
‘또 실장님이잖아?’. ‘자이언트’의 민우는 종종 이런 오해를 사곤 한다. 건설 회사 회장 조필연의 아들인 조민우는 전형적인 금수저 ‘실장님’이었다. 전과 다를 게 없어 보였지만 민우는 확실히 달랐다. 바로 애잔함. 조민우는 그동안 주상욱이 맡아왔던 ‘실장님’과는 달리 애잔한 모습이 돋보인 캐릭터였다. 평생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 사랑하는 연인까지 버릴 수밖에 없는. 조민우는 아픔을 가진 캐릭터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민우는 후회의 눈물로 얼룩지게 됐다. 주상욱은 연민을 일으키는 조민우를 완벽히 표현해냈다. 애절한 눈물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까지 이끌어냈다. ‘자이언트’의 ‘애잔한 실장님’을 시작으로 주상욱의 변신은 시작됐다.

텐 주상욱

이을 승(承) : 2011년-2012년, 2013년 케이블채널 OCN ‘특수사건 전담반 TEN’ 여지훈
변신은 계속 됐다. 주상욱이 형사에 도전했다. ‘특수사건 전담반 TEN(이하 텐)’에서 주상욱은 인간미라곤 찾아볼 수 없는 냉혈한 형사 여지훈으로 분했다. 범죄자들의 행동을 재현하며 분석하는 형사 여지훈은 이전 주상욱에게선 볼 수 없었던 차가운 모습이었다. ‘사무실에만 있었던 주상욱이 과연 거친 형사를 표현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심도 있었다. 허나 시청자들은 주상욱의 냉혈한 형사의 모습에 열광했다. 이처럼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시즌2 제작이라는 큰 성과로 이어졌다. 더 나아가 아직도 많은 이들은 시즌3를 원하고 있다. 이처럼 ‘텐’은 웰메이드 연출 및 대본과 주상욱의 완벽한 변신으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며 명작으로 남았다.

주상욱 런닝맨

바꿀 전(轉) : 2012년 SBS ‘런닝맨’
감히 ‘신의 한 수’라고 말 할 수도 있겠다. ‘런닝맨’ 출연을 통해 주상욱의 행보는 완전히 달라졌다. 2012년 1월 8일 ‘런닝맨’ 킬러들의 수다 편에 출연한 주상욱은 ‘핫핫핫핫’ 복식 웃음으로 좌중을 폭소케 했다. 한없이 진지할 것만 같던 주상욱의 유쾌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 주상욱은 그날의 주인공을 등극하며 새로운 예능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후 주상욱은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고정 패널로 합류하며 예능적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주상욱의 예능 도전은 꽤나 성공적이었다. 배우로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게 된 것. 주상욱의 유쾌한 행보는 MBC ‘앙큼한 돌싱녀’, SBS ‘미녀의 탄생’이라는 코믹극으로 이어졌다.

주상욱(1021)-1

맺을 결(結) : 2015년 MBC ‘화려한 유혹’ 진형우
진형우는 주상욱의 ‘실장님’ 매력의 끝판왕이다. ‘화려한 유혹’ 속 주상욱은 실장님은 아니었지만, 보좌관으로서 다시 진지한 정극 배우의 모습을 보였다. 주상욱은 ‘화려한 유혹’ 속 진형우를 통해 사랑하는 이를 떠나야만 하는 애절한 감성과, 복수를 위해 날을 세운 냉철한 모습까지 연기했다. 이 모든 감정을 소화해낸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허나 주상욱은 완벽히 소화해내고 있다. 그간의 변신을 통해 쌓아온 주상욱의 내공이 빛을 발한 것. 주상욱은 ‘실장님’의 이미지를 고착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발전시켰다. 주상욱은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명실상부한 배우로 성장했다.

아직도 주상욱의 ‘실장님 전문 배우’ 타이틀은 유효하다. 허나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주상욱의 표정은 각기 다르다. 그만큼 주상욱은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주상욱의 변신은 성공적인 셈이다. 진화를 위해선 변화가 필수인 세상이 도래했다. 주상욱은 ‘기승전결’ 식의 개연성있는 변화 과정으로 배우로서의 진화를 꾀했다. 주상욱의 변화는 끝나지 않았다. 즉, 주상욱의 진화도 끝나지 않은 것. 변화무쌍한 주상욱의 앞날이 더 보고 싶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팽현준 기자 pangpang@, SBS ‘자이언트’, OCN ‘특수사건 전담반 TEN’, SBS ‘런닝맨’, MBC ‘화려한 유혹’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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