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예지 "김고은·이유영 멋져..저도 열심히 할게요"
영화 '세상끝의 사랑', 과거의 상처 안고 사는 딸 유진 役
"감정 연기와 노출의 어려움? 감독님 신뢰했고 노력했죠"
"도박이었느냐고요? 도박은 노력이 아닌데…"
"막장? 사랑은 타인에게 맹목적인 감정이잖아요"
김인식 감독은 이야기를 쉽지 않게 푼다. '로드무비'(2002)와 '얼굴없는 미녀'(2004)도 영화제와 평단에서 주목받았지만, 국내 관객이 접근하긴 어려웠다. 12일 개봉한 김 감독의 신작 '세상끝의 사랑'도 쉽지 않다. 사랑의 민낯을 드러냈다. 자신의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은 여자 자영(한은정), 과거의 상처를 품고 사는 아이 유진(공예지), 두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자 동하(조동혁)의 어긋난 사랑 이야기다. 엄마와 딸은 이제껏 만나지 못했던 자상하고 따뜻한 남자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렇게 파국은 시작된다.
신예 공예지(28)가 이 어려운 이야기에 동참했다. 섬세한 감정이 필수 요소인 역할이다. 사랑받지 못했던 여고생의 흔들리는 감정 상태를 표현해야 했다. 노출에 수위 높은 정사신까지 있다. 김 감독을 향한 신뢰와 믿음이 컸다. 또 호기심과 용기, 자신감이 1/3씩 더해져 "출연하고 싶다"는 의지를 채워나갔다.
"언젠가는 내게 잘 맞는 옷이 다가오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어떤 결과 맞는 역할이 왔으면 하고 기다렸는데 이번이 그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어요.(웃음)"
솔직히 '도박'은 아니었을까. '노출로 이슈가 되고 주목받고 싶어서'라는 의도가 깔린 질문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공예지는 똑 부러지게 바로잡았다. "도박은 '이럴 수도 있다'는 결과를 보고서 뭔가를 거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살면 상처받을 수 있어요. 운도 따라줘야 하는 것 같고요. 전 다만 내가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있겠다고 생각하고 참여했어요. 도박은 노력이 아니잖아요. 배우로서 좀 더 많은 걸 얻었다고 생각해요."
강렬한 정사신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주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감당할 수 있겠니?"라는 지인들의 말에 "나만 잘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물론 이야기가 어려워서 시나리오를 몇 번이나 읽어봐야 했어요.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본능적일 수 있잖아요. 밑바닥에 깔린 인간의 이기심을 잘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했죠. 어렵고 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공예지의 말처럼 영화는 엄마와 딸, 새 아빠의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충분히 고뇌하게 한다. 물론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아무리 새 아빠지만 딸과의 사랑이라니…. 패륜, 막장으로 보일 수도 있다.
공예지는 "그렇게 바라보는 것도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세상을 바라보는 틀이 각자가 다양하다"고 했다. "그래도 전 유진을 연기했으니 동하를 향한 유진이의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엄마는 자기 챙기기 바쁘고, 유진이는 가장이라는 울타리도 없고 보호받지 못한 존재잖아요. 엄마의 모성애도 크게 느끼지 못했고요. 따뜻한 남자 동하에게 마음이 갔을 뿐이죠. 그걸 말하지 못했고 동하가 엄마와 결혼을 한 거잖아요. 유진이의 첫사랑이었는데…."
중학생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미술에 종사하며 본인의 일에 열심인 어머니를 둔 공예지는 극 중 유진이 처한 상황과 비슷했다. 물론 아빠를 이성으로 대한 건 아니지만. 사랑의 감정은 첫사랑 경험을 떠올렸다. "사랑이라는 게 타인에게 맹목적으로 느끼는 감정이잖아요. 10년도 지난 일이지만 고등학생 때 첫사랑 경험을 떠올렸죠. 자신조차 놀랄 때 많지 않나요? '어? 내가 이럴 수 있었던 사람인가?' 뭐 이런 생각들이요. 저보다 유진이는 훨씬 더 치명적인 사랑을 했던 것 같아요."
공예지는 "김고은이나 이유영을 보면서 자기 색깔을 찾아내 앞으로 나가는 걸 보면서 멋지다고 생각했다"며 "늦게 시작하는 거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학교에서 날고 기는 친구들의 연기를 보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좌절도 했는데, 그들과는 또 다른 게 많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상끝의 사랑'이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사랑이라는 틀을 조금 더 크게 바라봐주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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