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 부족하면 어떤 일이? 호르몬 불균형의 위험성

중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우리는 ‘인체는 외부 환경이 변화에 따라 적응하고 몸 상태를 일정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배웠다. 바로 이런 기능을 ‘항상성’이라고 하고, 항상성 유지를 위해 각종 신경계와 내분비계가 서로 작용하고 있다. 이 중 내분비계는 다양한 호르몬을 생산하고 분비하는 분비샘과 조직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내분비샘에는 뇌하수체, 갑상샘, 부갑상샘, 부신, 이자, 난소, 정소 등이 있다.

내분비샘에서 합성되고 분비되는 호르몬은 특정 조직이나 기관의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화학 물질이다. 호르몬의 양을 조절하는 중추는 간뇌의 시상 하부이고, 신경으로부터 체내의 상태와 외부 변화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여 뇌하수체와 다른 내분비샘에 신호를 보내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호르몬들끼리 서로 작용하여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하나의 신호에 따라 조절되는 단순한 기전이 아니다.

호르몬들이 서로 조화롭게 작용하면 건강한 상태가 유지되지만, 조그만 불균형에도 불편한 증상과 질환이 생기게 된다. 이 경우 호르몬 분비 자체는 문제가 없어서 검사상 잘 나타나지 않아 원인 불명으로 나오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균형 잡힌 음식 습관을 가져라’라고 하는 일상적인 답변만 듣는 경우가 많다. 또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증상에 따라 약물 복용을 권유받기도 한다.

몸에 이상을 느끼고 있는 여성

다양한 호르몬 중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예로 알아보자. 먼저 에스트로겐이 과잉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살펴보면 유방에 낭종이나 선종이 잘 생길 수 있고, 자궁근종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월경 시 출혈량도 증가하고 불규칙한 월경주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고, 카페인이나 단 것에 대한 갈망이 증가하며, 갑성선 호르몬은 정상이면서 신진대사도 떨어지고, 체중이 증가하여 조절을 어렵게 한다. 피로감, 신경과민, 우울, 기미 같은 증상도 잘 생긴다.

반대로 에스트로겐이 부족하게 되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다. 안면홍조, 상열감, 발한, 골다공증, 질벽이 얇아지면서 위축이 되거나 성교통, 성욕감퇴, 우울,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증상이다. 또한, 프로게스테론이 부족하게 되면 월경전증후군 증상이 심해지고, 불면증이나 우울증, 여드름, 피로감이나 집중력 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임신이 어렵고 임신이 된다고 하더라도 유산의 위험성이 증가하기도 한다.

이처럼 호르몬 불균형이 생기면 다양한 증상이나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호르몬 불균형이 생기면 호르몬 보충하기 위한 약물을 복용하거나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불균형이 생기는 원인을 제거하고 바로 잡으면 저절로 좋아지게 된다.

한방에서의 호르몬 불균형 원인은 기혈 흐름을 방해하는 것으로 수승화강(水昇火降 : 몸의 찬 기운은 위쪽으로 올려주고, 열은 아래쪽으로 내려주면 건강할 수 있다는 한의학 건강 이론)이 잘 안 되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이를 바로잡아 주는 치료가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증상과 질환 치료의 첫걸음이다.

<글 = 아미율한의원 이훈 원장 (한의사, 한의학박사)>

이훈 건강의학전문기자 hidoceditor@hi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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