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의 내 인생의 책] (2) 삼한지 | 김정산
조환익 | 한국전력 사장 2015. 11. 9. 23:04
중국 뛰어넘는 우리의 '삼국지'
우리 역사의 밤하늘에 한 무리 휘황한 별자리를 이룬 시대, 눈부시게 찬란한 삼한시대 영웅들의 이야기다. 대립과 경쟁을 계속하던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 후기에 알고 보면 우리 역사상 가장 많은 영웅들이 활약했다. 을지문덕, 연개소문, 성충, 계백, 김유신, 김춘추 등 수많은 영웅의 지략과 고뇌가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이들은 살신성인과 우국충정으로 백성과 나라를 섬겼으며, 중국을 이기고 요동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세계 전쟁사에서 손꼽히는 살수대첩의 지략과 스케일에 환호하고 마동과 선화공주의 운명적 사랑에 가슴 시렸으며, 신라 장군 김유신의 호방한 기백과 뛰어난 지략가 김춘추의 외교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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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하는 나라를 안타까워하며 가족과 사별하고 큰 칼 높이 들고 황산벌을 달리는 계백 장군의 모습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열흘 붉은 꽃이 없고 달도 차면 기울게 마련이듯 외세 침략에도 굳건하던 산성의 나라 고구려와 외교 실책을 거듭하던 백제가 내분으로 멸망하게 된다. 동쪽의 궁벽한 약소국 신라가 오히려 절박함으로 삼국을 통일하면서 천년왕국의 새로운 역사를 화려하게 시작한다. 우리 역사와 영웅들의 활약상이 날줄과 씨줄로 교차하는 <삼한지>는 중국의 <삼국지>보다도 더 전략적이고 스케일이 웅장하다. 정치학이 따로 없고 외교학이 따로 없을 만큼 이 시대 영웅들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민족에 대한 자긍심도 절로 커진다.
주변 국가들이 끊임없이 ‘반도론’을 내세워 한국 역사를 비하하는 것도 단번에 불식시키는 일침(一針)의 힘이 이 책에 녹아 있다. 감히 일독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환익 | 한국전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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