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향 "천천히 보여드릴게요, 무기가 많아요"(인터뷰)
배우 조수향 / 사진=이동훈 기자 |
이제 고작 24살. 1991년생 배우 조수향은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이 발굴한 신성이다. 빼어난 미인은 아니지만 다양한 감정을 극적으로 담아내는 그의 얼굴에서 '배우'라는 느낌이 절로 든다.
올 여름 방송한 '후아유-학교2015'에 출연하며 악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도 눈도장을 콕 찍은 그를 처음 발굴하게 된 계기는 그보다도 1년여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됐던 영화 '들꽃'(감독 박성영)을 통해서였다. 그는 겨울 추위를 피할 잠자리를 찾아 거리를 떠돌다 못된 어른들의 손에 붙들려 안간힘을 쓰는 가출 소녀 역할을 맡았다. 절절하지만 과장되지 않은 연기에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의 배우상'을 안겼고, 그는 무명의 연극배우에서 일약 주목받는 신예로 거듭났다.
그 영화가 뒤늦게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그 사이 더 여성스러워지고 더 예뻐진 조수향은 "오랜만에 영화를 보니 통통하기도 하고 참 어려보이더라"라며 "개봉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배우 조수향 / 사진=이동훈 기자 |
-뒤늦게 영화를 보니 어떤가.
▶영화를 본 친구들이 '보름달이 하나 떠 있다', '호빵맨처럼 나온다'고 하더라. 당시엔 통통했는데 지금은 살이 좀 빠졌다. 풋풋한 느낌이 살아있는데 깊이 공감을 했다.
-당시 기억이 새록새록 나겠다.
▶많은 분들이 '추웠겠다, 힘들었겠다' 하시는데 저희는 정말 재미있게 찍었다. 홀린 듯이 촬영했던 것 같다. 꿈을 꾼 것처럼 아련한 느낌이다. 영화에 나오는 여관같은 숙소에서 살았다. 눈 뜨면 바퀴벌레 한 마리가 옆에 죽어 있고 했는데, 나중엔 적응되니 제 갈길 가고 그랬다. 촬영이 노는 것 같았다. 몰입이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막상 해내고 나면 정화되는 느낌도 들었다. 나중에 끝내니 후폭풍이 오래 가긴 하더라 .
-어쩌면 조수향의 삶을 바꾼 작품일 텐데.
▶삶을 바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제가 어찌 살 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저의 대표작이 맞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영혼이고 뭐고 몰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당시엔 입시레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습하고 공연하며 지내는 시간이었다. 돈도 없고 배우로서 내 자존심도 바닥을 쳐서 자존감이 없어진 상태였다. 마치 희망고문을 받는 것 같고, 난 언제 사라져도 모를 사람인 것 같고,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오디션 공고를 읽으며 '나도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뭔가가 딱딱 맞아떨어졌다.
-그 힘든 시간들이 지금의 자양분이 됐을 것 같다.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극한 체험을 했다는 게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되어 돌아온다. 지금은 밥 먹고 싶으면 먹고, 친구도 만날 수 있다. 또 내가 연기를 한다는 걸 사람들이 알아준다. 또 미래를 기대할 수도 있고.
-스산한 역할을 했으니 경쾌하고 밝은 역할도 욕심이 날 텐데. 악역을 잘해서 표독한 역만 들어오는 것 아닌가?
▶의외로 잘 들어오지 않는다. 강렬하게 악역을 했는데 그걸 똑같이 보고 싶지는 않으신가 보다. 현재 '궁합'을 촬영하고 있다. 경쾌하고 밝은 역할인데, 애가 아주 그냥 귀엽다. 더 까불고도 싶은데 궁녀라 좀 체통을 지키며 까불어야 한다. 꽁냥꽁냥 하는 게 재밌더라. 뿌듯하다는 느낌까지는 안 든다.(웃음) 처음 하는 역이고 많은 분들이 볼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해야한다는 마음이다. 또 프로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배우로서의 각오를 듣고 싶다.
▶욕심도 많고 하고싶은 것도 많다. 한꺼번에 보여드릴 자신은 없다. 막 쏟아내기보다는 천천히 보여드리고 싶다. 볼수록 다른 면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며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천천히 보여드리겠다. 무기들이 많이 있다.(웃음)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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