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가공육 발암' 후폭풍]말많은 햄, 도대체 뭐가 들었길래?

입력 2015. 11. 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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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햄과 소시지 같은 가공육이 담배, 석면과 같은 1군 발암물질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표에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소비자다. 논란이 커지자 WHO는 “최근 IARC의 보고서는 가공육 섭취를 중단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를 줄이면 대장ㆍ직장암 위험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이번 보고서는 가공육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이번 발표에서 붉은 고기도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지만 가공과정에서 각종 합성첨가물이 들어가는 가공육은 더욱 먹기 꺼려진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즐겨먹던 식품이 발암물질이라니 계속 먹어도 될지, 최대한 안전한 섭취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한 것 투성이다. 방금 불에서 구운 듯한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부터 먹음직스러운 색깔, 짭쪼롬한 맛까지 과연 햄과 소시지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맛있는 햄의 비밀, 합성첨가물

햄은 맛을 더 좋게 하는 것은 물론 더 먹음직스럽게 보이기 위해서 각종 합성첨가물을 넣는다. 무첨가 마케팅이 유행하면서 색깔이 희거나, 그릴향이 없는 햄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런 것들은 합성첨가물 일부를 뺀 제품이다.

햄에 들어가는 합성첨가물로는 합성아질산나트륨, 합성착향료, 합성보존료(소르빈산칼륨), 에르소르빈산나트륨 등이 있다.

대표적인 첨가물인 합성아질산나트륨은 가공육의 색깔을 내는 발색제다. 발색제 역할과 함께 혐기성 세균으로 독소를 생산하는 보툴리누스균의 발육을 억제하고, 비염지육 조리시 제품에서 발생하는 해로운 지방 산화물 생성도 억제한다.

아질산염은 이같은 이로운 역할에도 불구하고 발암물질 생성 등 논쟁을 불러일으킨 물질이다. 1972년 네브라스카대학 의학 연구소에 있는 Sidney Miruish 박사가 아질산염이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nitrosamine)을 생성해 쥐의 종양을 발생시킨다고 발표했다. 그 후 많은 연구자들이 아질산염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였으며, 육제품의 제조 시에 첨가되는 아질산염이 암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인식됐다. 아질산염의 독성 문제가 식품 첨가물에서 유래하는 것보다 야채에 많이 존재하는 질산염 과다 섭취에 의해 종종 유발된다고 할지라도 아질산염이 경계대상인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식육가공품(포장육, 식육추출가공품, 식용 우지, 식용돈지 제외) 및 경육제품의 아질산염 사용한도를 1kg 당 0.07g로 규정하고 있다.

또 방부제 역할을 하는 소르빈산칼륨은 아질산염과 함께 사용하면 항균 효과는 상승하지만 DNA를 손상시키는 물질이 생성되어 발암의 원인이 되거나 중추신경마비, 출혈성 위염, 간에 악영향, 염색체 이상, 피부 점막 자극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아질산염과 병용할 경우 가능한 pH가 6.0 이상인 식품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햄, 소시지 얼마나 먹어도 될까

건강을 생각한다면 일단 가공육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주의해야한다.

세계보건기구의 이번 발표는 가공육 소비가 많은 서구권을 겨냥한 것으로,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8%로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18.3㎏인데 한국육가공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육가공품 소비량은 4.4㎏로 24%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이는 국내업체들의 판매량과 수입 물량의 합계에서 수출 물량을 뺀 뒤 인구로 나눈 값으로 가공육 섭취가 많은 집단에서는 실제 섭취량이 훨씬 많을 수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가공육 소비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공육은 염도가 높은 것도 문제인데 국내 햄ㆍ소시지의 염도는 서양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육가공협회에 따르면 국내 햄ㆍ소시지의 염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권고에 따라 1.3∼1.4% 수준으로 이는 미국의 66%, 유럽연합(EU)의 77.1% 수준이다.

가공육 섭취를 두고 혼란이 많지만, 이를 얼마나 먹어도 되는지 아직 국내 안전섭취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자료(2013년)을 보면, 한국인의 하루 육류소비량은 돼지고기 43g, 소고기 21g, 닭고기 25g 등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소시지와 햄 등 가공육을 하루에 얼마나 먹는지 조사한 결과는 아직 없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은 29일 “붉은 고기(살코기)는 영양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단백질과 영양소 공급원”이라며 “적정량을 섭취하고 안전한 조리방법을 택해야 하며, 적절한 운동과 함께 육류, 채소ㆍ과일류, 통곡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식약처는 이번 WHO 발표를 계기로, 발암물질로 지정된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과 붉은 고기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위해 정도를 평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앞으로 농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전문가 자문단을 꾸리는 등 본격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oh@heraldcorp.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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