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5] '초보' 김태형 감독의 결단과 뚝심 통했다

[스타뉴스 김지현 기자]

김태형 감독. /사진=뉴스1 김태형 감독. /사진=뉴스1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의 결단과 뚝심이 빛을 발했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 첫 해 두산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서 13-2로 완승을 거두며 4승1패로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두산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올랐다. 초보 감독이지만 선수단을 빠르게 장악했고 작전보다는 선수들을 믿는 야구를 선보이며 두산을 이끌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6위였던 두산은 올 시즌을 3위로 마치면서 가을 야구 직행 티켓을 따냈다. 더불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그리고 한국시리즈까지 승승장구했다. 포스트시즌서 김태형 감독이 보여준 과감한 결단력과 뚝심은 단연 돋보였다.

'슈퍼 에이스' 니퍼트 활용법

두산은 플레이오프서 5차전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NC 다이노스를 꺾고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냈다. 과정이 쉽지 않았다. 1승2패로 밀리며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이때 김태형 감독은 강수를 뒀다. 포스트시즌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니퍼트를 당겨쓰기로 결정한 것이다.

니퍼트는 지난 18일 1차전에 선발로 나와 완봉승을 거뒀다. 114구를 던지면서 NC에게 단 3개의 안타만을 허용했다.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모습이었다. 니퍼트의 활약으로 1차전을 챙겼으나 두산은 2차전과 3차전을 내리 패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팀에서 가장 든든한 카드인 니퍼트를 선택했다.

사실 니퍼트를 선발로 올리는 것은 부담이 있었다. 1차전 이후 니퍼트가 가진 휴식은 3일에 불과하다. 경기 초반에는 구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체력 문제로 인해 구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김태형 감독도 "사실 무리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결단이 필요했다. 니퍼트를 아껴서 5차전에 내세운다 하더라도 4차전에서 패하면 모든 것이 끝이기 때문이었다.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맞아 떨어졌다. 니퍼트는 4차전서 7이닝 무실점으로 괴물투를 보였고 두산은 승리했다.

투수 교체로 보여준 과감함과 뚝심

두산은 정규시즌부터 포스트시즌까지 불안한 불펜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필승조였던 함덕주가 무너지면서 그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2승1패로 앞섰던 4차전 두산은 초반부터 위기를 맞이했다. 선발로 나선 이현호가 2회초에 3점을 잃으며 무너졌다. 그러자 김태형 감독은 빠르게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이현호를 내리고 노경은을 올렸다. 한 박자 빨랐던 교체카드는 대성공이었다. 노경은은 5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삼성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노경은은 8회초 배영섭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루서 나바로와 상대했다. 초구 볼을 던진 노경은은 2구째 나바로에게 홈런성 파울 타구를 맞았다.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이었기에 아찔한 순간이었다. 볼카운트 1S-1B서 김태형 감독은 이날 두 번째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이현승을 마운드에 올렸다. 두산의 수호신 이현승은 김태형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9회 만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켜냈다.

김태형 감독은 2가지 모습을 4차전서 보여줬다. 힘이 빠진 노경은이 흔들리는 것을 놓치지 않고 이현승을 올리는 과감함을 보임과 동시에 이현승이 9회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끝까지 이현승을 내리지 않는 뚝심 야구로 승리를 챙겼다.

유희관을 향한 믿음

앞선 포스트시즌 3경기서 유희관은 부진했다. 정규시즌서 18승을 거뒀던 그때와는 확실히 달랐다. '느림의 미학'은 사라졌고 타자와의 승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유희관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선발로 나서 4이닝 3실점을 기록했고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2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한국시리즈 1차전서도 유희관은 6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고 두산도 8-9로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에게 한결같은 믿음을 보였다. 유희관이 그 믿음에 보답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김태형 감독의 뚝심은 결국 통했다. 우승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5차전서 유희관은 정규시즌 때 보였던 위용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빠르게 투구를 가져가면서 공격적으로 임했고 삼성 타자들의 범타를 이끌어냈다.

유희관은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니퍼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유희관이 호투해준 덕에 두산은 필승카드인 니퍼트를 활용할 수 있었다. 니퍼트는 '에이스'의 걸맞은 모습을 보이며 삼성의 타자들을 막아냈고 9회 1사 후 이현승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현승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태형 감독의 뚝심은 두산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데려갔다.

김지현 기자 xnom0415@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