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뉴스]최저 연봉 8000만 원..젊은 CEO의 파격적인 혁신

권영인 기자, 이은재 인턴 기자 2015. 10. 2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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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봉도 아닌 최저 연봉이 8000만원. 이 꿈의 직장은 바로 미국의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회사 ‘그래비티’ 입니다. 이 기업이 처음부터 많은 돈을 주진 않았습니다. 이런 꿈의 직장이 된 것은 바로 지난 4월. 회사 CEO 댄 프라이스(31)의 파격적인 혁신 이후부터였습니다. 

"제 연봉 110만 달러(약 12억 4900만원)를 90% 삭감해 직원들의 최저 연봉을 7만 달러(약 8000만원)로 올리겠습니다." 

직원들의 연봉은 수천만 원씩 올랐고, 두 배로 늘어난 사람도 25%나 됐습니다. 그는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걸까요? 

“무슨 고민이 있나요?” “당신은 나를 착취하고 있어요.”

2011년 말, 연봉 4천만 원을 받던 한 사원과 나눈  충격적인 이야기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신의 임금은 시장 가격에 따른 거예요. 혹시 다른 자료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당신을 착취할 의도가 없습니다.”

“자료는 중요치 않아요. 성과가 좋은 당신은 CEO로서 인정 받겠죠. 하지만 시장 가격이란 저에게 괜찮은 삶을 위해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말로 들려요.”

“상대적으로 많은 돈을 벌고 있는 나도 앞으로의 생계를 걱정하는데 사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CEO로서 나는 경기 불황을 두려워하며 직원들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2004년 회사 창립 이래로 직원들의 복지에 나름 신경을 쓴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런 불만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니 직원의 말이 맞았다. 그래서 나의 연봉을 깎기로 했다.”

그의 결정은 거센 역풍도 불렀습니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던 핵심 직원 일부가 그만뒀고, 대주주는 회사가 손해를 본다며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미국 재계와 학계에선 자본주의 원칙을 무너뜨린다며 찬반 논쟁도 벌어졌습니다. 소셜미디어에 5억 건 이상의 반응이 올라왔고, NBC방송 뉴스 동영상은 역대 최다 공유 횟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던 한 CEO의 결정 후 6개월. 회사는 과연 어떻게 됐을까요? 직원들의 월급이 오른 후 매출과 순이익은 2배로 뛰었습니다. 고객 유지율 역시 올랐습니다. 자연스레 이 회사를 찾는 사람들은 급증했습니다. 야후 임원으로 있던 타미 크롤은 야후에서 받던 연봉을 약 20% 깎고 지난 달 합류했습니다.

“모두에게 인생의 큰 변화죠. 어머니께 전화하며 울었어요.” (가르시아/'그래비티'직원)

“직원들은 이제 아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부모 집에서 독립하게 됐다고 기뻐합니다. 이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댄 프라이스/‘그래비티’ CEO)

50년 전 미국의 주요기업 CEO와 일반직원의 연봉격차는 20배였습니다. 50년이란 시간 동안 그 격차는 300배가 넘게 벌어졌습니다. (자료출처 미국 노동계 조사)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해 국내 대기업 CEO와 평직원의 연봉 격차는 미국보단 덜하지만, 백배가 거뜬히 넘어가는 곳도 있습니다. (자료출처 금감원 자료공시)

CEO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VS 연봉만큼 생산성이 높은지 의문이다. 
CEO의 고액 연봉을 둘러싼 논쟁은 뜨겁습니다. 분명, 사람마다, 회사마다 사정이 다를 겁니다. 때문에 모두가 이러해야 한다고 단정하긴 힘듭니다. 

“최저 연봉을 올린 일은 비즈니스 전략이 아닌 도덕적 의무였습니다. 이 일이 회사를 침몰에서 막아주고 업계에 장기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할 것입니다.” 

하지만, 한 CEO의 파격적인 선택은 연봉이 많고 적은 것을 떠나 고용한 사람과 고용된 사람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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